코로나19 직격타 맞은 2분기, 업종불문 ‘바닥’ 형성할 듯하반기도 코로나19 리스크 지속… 수요 회복 기대감도 있어비대면 유통 본격화… 뉴 노멀 시대 대응에 희비 엇갈릴 듯
  • “상반기도 힘들었지만 하반기도 한치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기분입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을 맞이했지만 유통업계의 분위기는 침울함 일색이다. 지난 2월부터 유통시장에 타격을 입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코로나19 리스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소비가 소폭 회복되고 여름휴가 등의 긍정적 요인에도 하반기를 낙관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는 평가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업황을 낙관하는 유통사는 많지 않다. 코로나19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최악의 국면에 놓였던 1~2분기 만큼은 아니어도 힘든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진정 추세에 들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지역발 확진자 발생이 수십명 단위로 나오고 있고 ‘생활 속 거리두기’ 캠페인도 지속되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집객시설에 대한 선호는 하반기에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특히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해외여행객의 유입은 여전히 감소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면세업계의 표정이 어두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면세점은 그야말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며 “그래도 최악의 국면인 2분기를 넘기면서 하반기에는 상황이 조금 더 개선되리라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유통업계에선 2분기 유래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다고 평가한다. 시장에서는 유통업계 실적이 지난 2분기에 바닥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분기 재산세가 부과되며 이익 규모가 줄어드는데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온전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는 면세점과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사들이 모두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며 “면세업계는 인천공항 임대료 할인효과가 무색할 정도이고 편의점과 대형마트도 모두 감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의 타격을 온전히 받은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긴급재난지원금과 코로나19의 완화로 소비심리와 판매는 회복되는 추세다. 특히 가전·가구 카테고리의 교체수요 확대가 유통채널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 사상 최대 무더위가 예상되면서 에어컨 등 냉방가전의 수요도 급성장 중이다. 

    이 외에 EU가 한국을 비롯한 14개국의 입국을 허용하기로 하는 등 관광객 유입에 대한 기대도 생기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 여행 상품 판매를 재개하면서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 해제 가능성이 점쳐지는 중이다. 아울러 여름휴가 해외여행 수요가 감소하면서 국내 소비가 커지리라는 기대도 있다. 

    면세업계도 8월 이후 임대료 부담이 가장 큰 인천공항 면세점의 계약 종료돼 임대료 부담이 감소한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줄면 국내에서 소비가 활성화되리라는 기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리스크가 어떤 영향을 미치냐는 것”이라며 “코로나19의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에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유통업계 중에서도 홈쇼핑, e커머스 등의 채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히려 매출이 늘거나 견조한 이익을 실현하는 중이다. 이에 롯데쇼핑도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ON을 오픈하면서 비대면 시장을 더욱 강화하고 나선 상황. 

    업계 다른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표준으로 자리 잡은 비대면 채널의 급성장과 배송서비스 등에 대한 전향적인 진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올해는 전통적 유통업의 개념부터 달라지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