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린 쿠팡의 ‘탈팡’, 티메프 사태 수요 효과 전무지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부터 SSG닷컴·롯데온까지 3Q 매출 ↓쿠팡 나홀로 30%대 성장… 격차 커지는 1강 체제로
  • ▲ 티메프 사태 이후 열린 피해 판매업체 긴급 간담회.ⓒ뉴데일리DB
    ▲ 티메프 사태 이후 열린 피해 판매업체 긴급 간담회.ⓒ뉴데일리DB
    이커머스 업계가 지난 3분기 ‘티메프 사태’,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격인상에도 반사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커머스 전반의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매출의 하락까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쿠팡만이 흑자전환과 매출 성장을 이어가면서 1위 사업자의 독주가 더 심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중단에 따른 지급 중단이 이뤄졌던 이른바 ‘티메프 사태’에 따른 수혜를 입은 이커머스는 없었다. 저마다 ‘티메프 사태’ 이후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급증했다고 주장했지만 매출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쿠팡 ‘와우 멤버십’ 가격인상에 따른 ‘탈팡’ 수요도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만저 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지마켓은 3분기 매출이 2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80억원으로 적자규모가 저년 동기 보다 79억원 더 커졌다. SSG닷컴도 3분기 매출이 39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개선됐음에도 어젼히 165억원에 달했다.

    11번가의 상황도 비슷하다. 11번가는 3분기 매출 1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3% 감소했다. 같은기간 순손실도 142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롯데온 역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9% 감소한 269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적자 폭이 소폭 감소한 192억원을 기록했다.

    이커머스 업계 전반의 매출 감소와 함께 적자가 지속된 셈이다. 이런 부진한 실적은 업계 1위 사업자인 쿠팡와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쿠팡은 3분기 매출 10조6900억원(78억66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59.02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도 1481억원(1억9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쿠팡을 제외한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게 3분기가 ‘충격’이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무엇보다 지난 3분기는 이커머스 업계에 유독 변수가 많았던 기간이었다.

    8월 쿠팡 ‘와우멤버십’의 가격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되면서 ‘탈팡(탈 쿠팡)’ 수요가 기대됐고 무엇보다 이커머스 시장 2~3위 수준의 MAU를 기록하던 티몬과 위메프가 한 순간에 영업을 중단했기 때문.

    당시 오픈마켓인 지마켓과 11번가 입장에서는 ‘티매프 사태’ 이후 MAU가 대폭 늘었다고 자부했을 정도,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를 입점시키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앞다퉈 선보였다. 하지만 정작 반사효과는 전무했다. 오히려 멤버십 가격을 올린 쿠팡의 활성고객 수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 초기에는 수요가 신뢰 높은 플랫폼으로 쏠림이 생길 것으로 기대됐지만 오히려 판매자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시장 자체가 침체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의 활성화와 소비 침체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이커머스 업계의 힘든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내 판도 변화를 기대할만한 큰 변수가 사라진 상황에서 쿠팡 1강 체제가 지속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