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성장률 -3.3%…IMF 이후 22년만에 최저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사실상 경기 침체 국면 정부 "3분기 중국과 유사한 경기 반등 가능"
-
한국 경제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성장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에 따른 경기 침체 국면에 가까워졌다.이에 정부는 코로나19가 진정되는 3분기부터 중국과 유사한 경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하나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GDP)은 전기 대비 -3.3% 감소했다. 1분기 -1.3% 감소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이다.통상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 경기 침체로 간주한다. 과거엔 카드 사태가 발생한 2003년 1분기(-0.7%)와 2분기(-0.2%) 연속 역성장을 나타낸 바 있다.2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4분기(-3.3%)와 동일하다. 단,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면 올해 2분기(-3.33%)가 금융위기(-3.28%) 때보다 더 나쁜 수준이다.사실상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 -6.8%를 기록한 이후 22년 만에 최악의 경기를 맞이한 셈이다. 외환위기 땐 세 분기 연속 역성장했다.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충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특히 직격탄을 맞은 수출 부진이 국내 경제를 주저앉혔다. 전례 없는 봉쇄조치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자 수출이 역대 최악의 수준인 -16.6% 급감했다.코로나19 여파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민간소비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1.4%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내수 회복세가 대외 충격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2분기 성장률은 한은과 정부가 예상한 수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앞서 코로나19 사태가 2분기 정점을 찍고 3분기부터 누그러들 것이라는 기본 시나리오에 근거해 2분기 -2%대 중후반을 예상했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에 대해 "극심한 세계경기 침체로 수출 부진의 영향이 깊게 나타나면서 GDP가 우리 예상을 하회했다"고 말했다.홍 부총리는 "추경은 물론 한국판 뉴딜정책 효과와 2분기 성장을 제약했던 해외생산, 학교·병원 활동이 정상화되는 가운데 기저 영향까지 더해질 경우, 코로나가 진정되는 3분기엔 중국과 유사한 트랙의 경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하지만 정부의 경제 전망에 부정적인 시각이 크다. 코로나19 공포가 정부가 예상한 기본 시나리오보다는 최악 시나리오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세계 경제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반등하기란 사실상 어렵고, 하반기에도 수출길이 열리지 않고 미·중 갈등이 풀리지 않으면 개선될 요인이 없다.우리나라가 상반기 역성장 충격을 연속으로 받으면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도 예상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이 확실해졌다.최근 이주열 총재도 "하반기에도 코로나19 글로벌 상황이 악화하면서 경제성장률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앞서 제시한 전망치(-0.2%) 수정을 예고했다.한은은 연간 성장률이 -0.2%를 달성하려면 3분기와 4분기에 전기 대비 각각 3.0% 정도 성장해야 한다고 추산했으나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다.3분기와 4분기 경제가 평균 2.0%씩 상승해야 연간 성장률 약 -1.0%가 가능하다. 평균 1.0%씩 성장할 경우 약 -1.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산술이다.증권업계에서는 상반기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함에 따라 연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을 기록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3분기 경제는 2분기보단 성장하겠으나 반등의 폭은 예상보다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한은이 전망한 최악 시나리오의 연간 성장률은 -1.8%다. 수출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 충분히 근접할 수 있는 수치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 총재는 "한국은 물론 세계 경제의 향방은 코로나 전개 상황에 달려있다"며 "최악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기대를 갖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