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 추가 규제로 사실상 존폐기로반도체 수요 감소로 실적 타격 우려스마트폰 점유율 격차 벌리기 기회 전망
  •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 수위를 한층 높이면서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이 모아진다. 

    화웨이는 국내 반도체 업계의 최대 고객사면서도 스마트폰, 5G 시장에서는 강력한 경쟁사인 만큼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다. 이에 따라 국내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전 세계 21개국의 38개 화웨이 계열사를 거래 제한 블랙리스트에 추가시켰다. 

    이로써 미국의 규제 대상에 올라간 화웨이 계열사는 모두 152곳으로 늘었다. 화웨이의 조립시설 4곳도 거래 제한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한층 강화된 것으로 화웨이는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미국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제품을 사용하지 못한다. 화웨이로서는 제품 양산을 떠나 사실상 존폐기로에 몰린 형국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화웨이는 미국과의 분쟁에 대비해 1년치의 핵심 부품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둔 만큼 자신감을 내비쳐 왔다. 그러나 무역 전쟁이 길어지고 있고 한층 강화된 조치로 인해 궁지에 빠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화웨이가 내년이나 내후년 재고가 다 떨어지면 관련 사업을 하기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미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화웨이는 반도체 재고가 떨어지면 스마트폰 및 5G통신장비 제조사로서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 업계에 미칠 파장 역시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반도체 업계의 경우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당장의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미국의 제재가 장기화될수록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세계시장 점유율 2위의 스마트폰 제조사로 국내 반도체 업계의 큰 손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 규제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4000만대에 달했다.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이 중단되면 국내 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대한 매출 비중이 10% 수준에 달해 규제가 본격화될 경우 타격이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한다. 화웨이를 대체하는 업체들이 있는 만큼 이들이 수요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화웨이가 제품 생산을 중단하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추격을 받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스마트폰 점유율 격차를 벌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변화의 움직임은 없으며 쉽게 예상히기 힘들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