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모빌리티사업단 분할… 최대 승차공유 기업 우버와 연합티맵모빌리티 올해 매출은 약 460억원으로 전년比 56% 증가 노하우와 경쟁력이 탄탄한 티맵 앞세워 협력·선의의 경쟁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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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모빌리티 시장 격변기의 중심에 섰다. 모빌리티사업단을 물적분할해 전문기업으로 만들고, 동시에 글로벌 최대 승차공유 기업인 우버와 연합군을 형성하면서 모빌리티 강화에 본격 나선 것이다.
SK텔레콤은 압도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티맵 플랫폼을 앞세워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하는 한편 선의의 경쟁을 이어나간다는 전략이다.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카오의 아성을 뒤흔들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SK텔레콤에 따르면 티맵을 포함한 티맵모빌리티의 올해 매출은 약 460억원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295억원에서 56%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SK텔레콤은 2025년까지 티맵모빌리티를 연매출 6000억원, 기업가치 4조5000억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이 모빌리티사업 분사를 결정한 건 정보통신기술(ICT) 전략의 일환이다.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 부임 이후 종합 ICT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 아래 구조 재편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동통신부문(MNO), 미디어, 보안, 커머스에 이은 다섯번째가 바로 모빌리티 사업이다.
오는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분사가 이뤄지면 모빌리티 전문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독립 경영이 가능해지면서 추진력과 실행력을 낼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갖추게 될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사업 역량 강화와 SK텔레콤 기업가치 상승도 기대되고 있다.
모빌리티사업단의 최종 목표는 '올인원(All-in-One)'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택시부터 차량공유, 렌터카, 단거리 이동수단(전동킥보드·자전거 등), 대리운전, 주차까지 이동의 전 과정을 책임진다는 구상이다. -
◆강점은 '티맵 플랫폼'… 1위 사업자 노하우·경쟁력 탄탄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사업 강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2002년 최초로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길안내 서비스를 선보인 티맵은 현재 가입자 수가 1850만명에 달한다. 지난 8월 기준 시장 점유율 63%를 차지하는 1위 사업자다.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있는 만큼, 노하우와 경쟁력이 탄탄하다.
SK텔레콤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력에 나선다. 먼저 우버와 택시 호출과 같은 e헤일링(hailing) 공동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JV)를 내년 상반기에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관련 시장에 뒤늦게 합류하는 만큼, 역량 확보에 나선 것. 우버는 JV에 1억 달러 이상을, 티맵모빌리티에는 약 5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티맵이 가진 강점은 18년간 축적된 이용자들의 주행 데이터를 활용한 내비게이션 서비스에 있다. 현재 단순 내비게이션을 넘어 주유·보험·차량관리 등 자동차 생활 전반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쇼핑이나 여행과 같은 일상 생활에 적용 가능한 서비스로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강력한 맵 기능을 가진 티맵과 공유 차량 노하우를 가진 우버의 운영 경험이 시너지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단순한 택시기능을 넘어선 공유경제의 핵심 플랫폼과의 시너지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동맹 맺은 카카오와 협력 또는 선의의 경쟁
지난해 동맹을 맺은 카카오와는 협력과 선의의 경쟁을 동시에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각사가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에서는 힘을 합치고, 모빌리티 등 일부 사업에서는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협력을 약속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와 대리를 비롯해 주차·셔틀·바이크·시외버스 등 종합 모빌리티 포트폴리오를 갖춘 1위 사업자다. 택시호출 시장에서 점유율은 80%에 이른다.
업계에선 우버를 등에 업은 티맵모빌리티의 등장으로 카카오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시장이 크게 뒤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기업인 우버의 서비스 노하우와 SK텔레콤이 가진 인프라 및 자본력이 합쳐지면 빠르게 차량 규모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지난 2008년 출범한 우버는 국내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와 택시 등 사업 기회를 물색했으나 규제에 발목이 잡혀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재 일반택시 호출 서비스인 '우버택시'와 고급택시 서비스' 우버블랙 등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가맹택시 시장 진출 의사도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카카오와는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이어나가겠다"면서 "압도적인 티맵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과 노하우, 여기에 차별화된 다양한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