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피제 급여 VS. 명퇴 위로금 사이 고민 은행들, 신규채용 줄이고 필수인력 감소네이버·카카오 빅테크와 경쟁 심화
  •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은행권이 명예퇴직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디지털 금융으로 전환에 따라 필수인력이 감소하면서 인력 구조조정 폭이 예년보다 커질 전망이다. 

    농협은행이 지난달 30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데 이어 4대 은행(신한, KB국민, 하나, 우리은행) 역시 조직 슬림화를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농협은행은 특별퇴직금을 높이는 방식을 통해 인력 감축폭을 높이는데 공을 들였다.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의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했다. 지난해는 370명이 명예퇴직으로 은행을 떠났는데 올해는 특별퇴직금이 한층 상향돼 그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임피제 대상이 아닌 일반 직원에 최대 월평균 임금의 39개월치를 제시했다. 지난해 28개월치보다 1년이 늘어났다. 특별퇴직금에 적용하는 세금은 근로소득세보다 싼 데다, 한꺼번에 목돈을 수령한다는 점에서 행원들의 신청이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4대은행도 연말에 맞춰 명예퇴직에 나설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명예퇴직을 통해 4대 은행에서 1400명이 은행을 떠났다. 

    상당수 은행들이 만 55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데 임피제 이후 은퇴까지 받게될 급여와 명퇴로 받게될 특별퇴직금을 따져본 뒤 결정하게 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명예퇴직 신청자에 지급한 특별퇴직금은 '위로금' 성격이 강했다"면서 "정원 감축이 시급한 은행 입장서는 비용을 더 들더라도 신청자를 더 받기 위해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 거래가 확산되면서 은행들의 점포 축소는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국민은행은 연내 22개 지점을 통폐합 한다는 계획이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영업점도 각각 19곳, 6곳이 사라지게 된다. 

    동시에 은행들은 신규채용을 줄이고 있다. 대규모 공채를 축소하고 필요인력을 수시로 채용해 보충하는 방법을 택했다. 올해 5대 은행에 새로 입사한 인원은 1537명으로 지난해 2267명보다 32.2%나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디지털 전환으로 필수인력 감소는 불가피한 현실"이라며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서  당분간 감축은 계속될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