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비 점검‧누수 영역 식별… 비용 효율화 실현"국민은행보다 순익 5476억 많지만 이자익 7530억 뒤처져'가계대출 비상' 자산확대 한계… 비용줄여 순익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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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DB.
    영업력 극대화를 통해 외형성장에 집중했던 신한은행이 다시 경영관리 효율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하반기 들어 가계부채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자이익의 근간이 되는 대출자산 확대 여력이 급격히 저하됨에 따라 비용절감을 통한 순이익 극대화로 ‘리딩뱅크’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ICT(정보통신술) 비용 효율화를 위한 컨설팅 입찰 공고를 냈다.

    신한은행은 이번 컨설팅을 통해 ICT 운영비를 점검하고 누수 영역을 찾아 비용 효율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외부에 의존하고 있는 ICT 업무도 비용절감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내재화를 추진한다.

    현재 나가는 비용뿐 아니라 향후 전략적 ICT 투자 비용까지 점검해 미래비용 발생을 억제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측은 “당연시했던 일하는 방식을 탈피해 새로운 차원의 ICT 비용 효율화 구조를 정립하고 실질적인 비용 절감을 실현하기 위한 컨설팅”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이 지원조직 통폐합 등 인력 효율화에 이어 ICT 부문까지 전방위적인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은 현재 리딩뱅크 입지가 확고하지 못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2조53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뱅크에 올랐다.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하나은행(1조7509억원)보다 3226억원 앞섰고, 전통의 라이벌인 KB국민은행(1조5059억원)을 5476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당장 격차가 커보이지만 국민은행의 압도적인 대출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1위 자리가 불안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 잔액은 상반기 말 기준 351조537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원화대출금은 308조9625억원으로 국민은행에 43조원 가까이 뒤처져 있다.

    이자를 받는 대출규모에서 큰 차이가 나다 보니 단순히 번 돈만 비교하면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압도한다.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총영업이익은 5조3533억원으로 신한은행(4조7859억원)보다 5674억원 더 많았다. 같은 기간 두 은행의 이자이익 격차는 7530억원에 달했다. 

    신한은행이 5000억원대 순이익 격차로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특히 최근에는 가계부채 영향으로 영업환경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대출자산 격차를 좁히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신한은행은 기업대출 잔액을 지난해 말 대비 9.9% 늘리며 시중은행 중 가장 적극으로 외형성장을 추구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2.7% 증가했고 하나은행은 8.1%, 우리은행은 7.3% 늘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급격하게 불어난 가계대출이 기업대출 확대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위험가중치가 기업대출의 절반 수준이지만, 증가폭이 벌써 연간 목표치를 넘어서고 있어 기업대출도 증가속도를 조절하지 않으면 위험가중자산 규모가 크게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가중자산이 급증하면 건전성 관리의 대표 지표인 보통주자본지율(CET1)이 낮아져 이를 기준으로 설정한 배당 결정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