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은행 등 한달 만에 다시 주담대 금리 인상9월 가계대출 증가세 추춤… 연휴·규제 등 일시적 영향일 수도은행 자율 가계대출 관리 강조에… 자발적 추가 억제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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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시중은행들이 한 달 만에 다시 가계대출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접수까지 중단하며 대출 옥죄기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의 자율로 가계대출 관리 조치를 맡기겠다고 밝힌 이후 은행들이 가계대출 억제책을 자발적으로 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대금리차 확대로 대규모 '이자따먹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은 덤이다. 

    ◇시중은행, 한 달 만에 주담대 금리 인상 재개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달 2일부터 주담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고 0.20%포인트 인상한다. 

    신한은행은 내달 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0.20%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전세자금대출도 만기·보증기관에 따라 0.10~0.45%포인트 올린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집단잔금대출 접수를도한시적으로 중단했다. 

    IBK기업은행은 내달 2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55%포인트, 전세자금대출은 0.3%포인트 올린다. SC제일은행도 지난 25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올렸다.

    5대 은행의 지난 1~19일 가계대출 잔액은 2조6551억원 늘었다. 현재 추세라면 이달 증가액은 4조원 규모로 8월(8조9115억원)의 45%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달 추석 연휴와 대출 규제의 일시적 영향일 가능성도 있어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확대될 수 있어 주요 은행이 다시 금리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은행권 자율적 가계대출 관리’ 강조

    시중은행이 이 같이 다시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월 말 이후 약 1개월 만이다. 5대 은행은 앞서 당국이 가계대출 급증세를 억제하라는 압박에 따라 지난 7~8월 총 22회에 걸쳐 주담대 금리를 올렸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말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은행권의 금리인상을 비판했다. 이 원장은 “대출금리를 올려 가계부채를 조절하는 것은 손 쉬운 방법”이라며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은 우리가 원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은행들은 가계대출 억제 차원에서 단행하던 금리 인상 조치를 일제히 중단했다. 대신 유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중단 등을 발표하며 강력한 대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2주 뒤인 지난 10일 이 원장은 "감독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는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라며 “은행이 각자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의 오락가락 메시지가 시장 혼란을 키운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발언과 궤를 맞추며 진화에 나섰다. 이후 은행의 자율적 가계대출 관리가 강조되면서 금융당국은 은행의 관리 정책에 겉으론 관여하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은행 자율에 맡기며 최근 모집인 대출 중단 등 관련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주택 매수심리가 강해지기 때문에 은행에서 선제적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8월과 같은 ‘금리 인상 릴레이’가 재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