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까지 충당금 3조894억 쌓아… 전년比 1.2조↑ 당국 건전성 관리 요구와 코로나19 재확산 불안요인맥킨지 "코로나19 지속땐 내년에도 2-3조 적립해야"
  • ▲ 올해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가 3분기까지 쌓은 충당금이 3조원에 달하지만 내년에도 막대한 충당금을 쌓아야할 상황에 놓였다. ⓒ뉴시스
    ▲ 올해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가 3분기까지 쌓은 충당금이 3조원에 달하지만 내년에도 막대한 충당금을 쌓아야할 상황에 놓였다. ⓒ뉴시스
    올해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가 3분기까지 쌓은 충당금이 3조원에 달하지만 내년에도 막대한 충당금을 쌓아야할 상황에 놓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이자상환 유예 조치에 따른 '리스크' 불안이 커진 탓이다. 경기 불확실성 탓에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경우, 금융시장 경색도 피할 수 없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까지 4대 금융지주는 총 3조 894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는데 작년보다 1조 2052억원 많은 규모다. 

    애초 올해 지주사들이 충당금을 대거 마련해 내년에는 충당금 적립이 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또 은행의 실적개선에 대한 전망도 밝았다. 

    KB금융연구소는 "미국 바이든 당선으로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국고채 발행 증가, 경기 부양책 시행으로 국내외 금리 상승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라 분석했다. 

    금리인상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확대로 이어져 은행의 실적 개선에 핵심 역할을 한다. 올 3분기까지 금융지주사들이 호실적을 냈으나 주식거래 확대, 자회사 편입 등의 효과가 컸다. 

    주요 계열사인 은행의 이익은 코로나19 지원으로 뒷걸음질 쳤다. 국민은행은 3분기 순이익이 635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60억원 감소했고, 신한은행 역시 6944억원으로 10.1%나 감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연일 6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를 쏟아내는 등 재유행하면서 금융권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은행권은 코로나19 지원차 지난 4월부터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내년 3월까지 이자상환을 유예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자유예 규모만 11월말 기준으로 957억원에 달한다. 통상 대출 원금은 이자액에 최고 50배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대출규모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건전성 관리 요구도 시중은행의 영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부동산·주식 등 투기 자금 억제를 위해 고소득자의 신용대출을 규제하면서 시중은행은 대출상품을 대폭 축소했다. 현재 당국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을 매월 점검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맥킨지는 '2020글로벌 은행 연례보고서'에서 "내년에도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한국의 시중은행은 2~3조원의 추가 충당금이 필요할 것"이라 적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출 지원 리스크가 3월 현실로 다가오는데 상환 능력을 갖춘 대출까지 규제해 은행의 영업활동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