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비대면 시대 맞아 핸드폰 개통 가능 무인 키오스크 선봬홍대 T팩토리 매장 방문 직접 체험… 밤 10시 이후에도 척척단말기 재고 부족, 다양한 혜택 정보 부족 등 아쉬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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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라 요금제 상담은 불가능합니다"
화상 상담 버튼을 누른 뒤, 화면에 나타난 상담 직원에게 질문을 건네자 들려온 대답이다. 프라임과 스탠다드 중 어떤 요금제를 선택하는 게 더 좋을지 물어보자 주말이라 요금제 관련 상담은 불가하다는 것이었다. 기대했던 화상 상담은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바로 끝이 났다.
지난 19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복합 문화 공간 'T팩토리'를 찾았다. SK텔레콤이 지난 10월 선보인 이곳은 IT는 물론 문화·서비스 체험에서부터 휴식까지 한번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발열체크와 등록 절차를 마친 뒤 무인 키오스크를 문의하자 직원은 왼쪽 한켠에 위치한 'T팩토리 24'로 안내했다.
이곳에서는 고객이 대면 없이 키오스크만으로 휴대폰 구입부터 요금제 선택, 개통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매일 밤 10시 매장 셔터가 닫힌 후에도 이용 가능한 곳은 이 공간이 유일하다. 고객은 입장(셀프체크인)부터 스마트폰 비교, 가입신청 및 휴대폰 수령 등 개통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스스로 처리할 수 있다.
기대를 가득 안고 단말기 앞에 섰지만, 기자와 같은 타 통신사 고객들은 곧 당황하게 된다. 입장하면서 받았던 QR코드로 체크인을 하자 "SK텔레콤 고객만 기기변경이 가능하다"는 안내 문구가 가장 먼저 떴다. SK텔레콤은 12월부터 신규가입이나 타 통신사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었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타사 고객들도 번호이동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빠르게 서비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직원의 도움을 받아 체험을 하는것도 순탄치 않았다. 가장 먼저 선택한 갤럭시노트20은 재고가 없었고, 아이폰12 프로 역시 특정 색상을 선택하자 재고가 없다는 메시지가 뜨는 등 고르는 기종마다 무인 키오스크에 남아 있는 물량이 없었다. SK텔레콤에 확인해 보니 단말기별로 재고가 정해져 있지는 않고, 키오스크는 총 150~200여 대의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매장 직원이 요금제가 고민될 때 상담원과 실시간 화상 상담도 가능하다고 안내했지만, 주말에는 요금제 관련 상담이 이뤄지지 않았다. 요금제 관련 상담은 평일 오후 6시 이전에 가능했다. 대신 매장 2층 컨설팅 존에 상주하고 있는 상담 직원들과 관련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화상 상담사는 궁극적으로 무인 키오스크 조작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화면이 넘어가지 않거나 조작에 미숙한 고객을 돕는 것이 대표적이다. 무인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고객은 이미 요금제를 정했거나 단말기만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화상 상담사의 주된 역할은 아니지만 상담 과정에서 요금제 관련 문의가 들어오면 응대도 해드리고 있다"면서 "다만 주말에는 상담량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평일에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3사는 무인 매장을 오픈하고 키오스크를 선보이는 등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세대를 공략하는 한편,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소비 추세를 반영한 흐름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비대면 매장 확산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인매장이나 셀프 키오스크 도입이 본격화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개통 과정에서 추가할인이나 결합 등이 이뤄지고 있는 복잡한 이동통신 시장 특성상 무인 매장은 한계가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동통신협회 관계자는 "무인 키오스크만으로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없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추가적으로 카드할인을 비롯해 포인트 혜택 등도 받을 수 있는데, 비대면 매장에 가면 고객 입장에선 있는 혜택도 못 찾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