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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이 비용절감을 위한 극약처방에 나선다.
희망퇴직에 이어 이번에는 무급 순환휴직과 주 4일제 카드를 꺼내든 것.
현재 노조 측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라 실행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올해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면서 결국 사측의 제안대로 흘러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2020 임단협이 8개월째 지지부진한 가운데, 사측의 비용절감 방안이 새로운 노사갈등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4일 오후 제 1회 고용안정위원회를 개최하고 사업소 상황과 1교대 전환에 대해 논의했다.
눈길을 끈 것은 이날 사측이 제시한 비용절감 방안이다.
르노삼성은 내수판매 부진과 불확실성 확대를 이유로 3월 15일부터 5월말까지 1차 무급휴직을 노조에 제안했다. 또한 주·야간 2교대를 1교대로 바꾸며,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45대에 60대로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동시에 "20% 비용 절감이 절실하다"며 주 4일 근무로 운영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노사 양측은 사업소 운영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사측은 "인력현황, 매출 감소, 적자구조 악화로 사업소간 전환배치가 필요하다"며 "최적의 인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사업소가 5개가 필요한지 6개가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 매각이 아니라 셧다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르노삼성은 전국에 11개의 사업소를 운영 중이다. 이날 사측이 밝힌 방안대로라면 절반 이상의 사업소를 폐쇄해야 하는 상황인 것.
사측의 제안에 노조는 "3월 말 XM3 수출 시점에 1교대 전환은 적절치 않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최종 결정할 수 있는 CEO와 직접 논의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마련한 2가지 방안은 터무니없지만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며 1차 회의를 끝냈다.
사측이 희망퇴직에 이어 무급휴직과 주 4일제 등을 제안하면서, 노사갈등은 다시 한번 극대화되는 분위기다. 8개월째 공회전을 거듭하는 2020 임단협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르노삼성이 극약처방을 꺼내든 것은 생산량 감소가 주요하게 자리잡고 있단 분석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2월 내수 3900대, 수출 3444대 등 총 734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해선 코로나 기저효과로 4.1% 증가했다.
하지만 닛산 로그를 위탁 생산중이었던 2019년 2월(1만1721대)과 견줘보면 약 40%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무급 순환휴직, 주 4일제 등은 아직 노조와 협의 중에 있으며 최종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며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시행했던 희망퇴직과는 별개다. 생산량 감소에 대한 대비책을 논의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은 지난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이를 통해 5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지난 2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회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의 많은 동료가 희생(희망퇴직)을 선택했다”며 “그분들께 진심 어린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사는 회사의 생존을 위해 개인적 희생을 감수한 많은 동료의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회사가 직면한 도전을 우리 스스로 극복해 낼 준비가 될 때까지 조직에 대한 정비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