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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 예정지에 사전 투기한 것이 드러난 가운데 조사대상지역을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3기 신도시외 신규 공공택지로 지정된 일부 지역에서 토지거래가 급증하고 관련 제보가 접수되는 등 투기가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정부는 83만 가구를 공급하는 '2·4주택공급대책'을 포함한 신도시 개발 의지를 공식화했다. 이에 아직 투기와 관련한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섣불리 공급대책 강행 의지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무조정실·국토교통부부·행정안전부·경찰청·경기도·인천시가 참여하는 정부합동조사단은 3기 신도시 6곳(광명시흥·남양주왕숙·하남교산·인천계양·고양창릉·부천대장)과 택지면적이 100만㎡를 넘는 과천 과천지구·안산 장상지구 등 대규모 택지 8곳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
조사범위는 박근혜 정권 때인 2013년 12월 이후로 확대했다. 신도시 지정 발표에 앞서 계획적으로 내부 정보를 통해 이득을 취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구지정제안 시점부터의 거래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1차 조사 대상은 국토부와 LH, 각 지방자치단체 소속 직원 2만3000여명이다.
하지만 조사 범위를 다른 신규 공공택지 예정지나 GTX 노선 주변 및 역사 예정지 등으로 확대해 달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LH직원 등 공공기관 소속 직원들의 투기행위가 수도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란 이유에서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한 네티즌은 "신규 택지지구 후보지로 꼽히는 하남감일과 김포고촌 등도 투기 혐의를 확인해야 한다"며 "땅만 조사하지 말고 아파트, 상가의 거래 내역도 검증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GTX 역사가 확정된 게 30곳이 넘는데 이들 주변 땅 거래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창릉신도시의 경우 GTX 발표 이후 인근 원흥, 삼송 등의 집값이 크게 올랐는데 관련한 투기가 없었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광명시흥'과 함께 지난달 24일 공공택지로 지정된 부산 대저지구와 광주 산정지구 등에서도 최근 들어 토지거래가 급증하는 등 투기로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LH 직원 투기의혹을 최초 제기한 참여연대 측은 "아직 명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된 건은 아니지만 부산대저, 광주산정 등에서의 투기 제보도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조사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조사대상지역을 3기 신도시 등 일부 지역이 아닌 전체 공공택지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신도시개발 의지를 공식화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점검 관계장관회의 후 '부동산과 관련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 발표를 통해 "83만 가구를 공급하는 2·4공급대책을 포함한 주택공급대책은 반드시 일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기존에 발표한 대로 4월 중 2차 신규 공공택지 입지를 발표하고, 7월에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시작한다. 2·4대책에 따라 올해 추진할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후보지도 함께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신도시개발의 주체인 LH가 이번 투기 의혹으로 신뢰도가 바닥을 친 만큼 의혹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밀어붙이는 데는 동력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는 정부 의지만으로 진행하기엔 한계가 명확하다"며 "3기 신도시를 재지정하거나 전수조사 후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올바른 선례를 만드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