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장관 사퇴 의사 밝힌 뒤 건설株 반등공공개발 신뢰 훼손, 민간주택사업 기대감 높아져 서울시장 야권후보 공약 한몫, 영업환경 개선 청사진
  • LH직원 땅 투기 사태로 공공개발 정책 신뢰도가 바닥에 추락했다. 2·4공급대책이 빠르게 동력을 잃으면서 각종 규제로 위축됐던 민간 주택사업 희소성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12일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LH직원 땅 투기 사태로 결국 사의 의사를 표명한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설주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살펴보면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동부건설, 태영건설 등 대형 및 중소형 건설사 주가 모두 전 거래일(12일) 대비 3% 이상씩 상승했다. 

    LH직원 투기와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사퇴하면서 민간 주도 개발 기대감이 빠르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개발이 활성화되면 건설사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도 GS건설, 태영건설 등 일부 건설주는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오전 11시 30분 기준 GS건설은 전일대비 0.65% 상승한 4만550원, 태영건설은 0.83% 오른 1만2100원에 거래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도 탄력을 받은 건설주를 집중 조명한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은 작년 12월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반등하다가 2·4 공급대책 발표 이후 민간 정비사업 불확실성, 단기 모멘텀 소멸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3월 들어 LH투기 의혹이 불거지며 신도시 공급대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고, 혼란스러운 여론과 의혹을 감안하면 3기 신도시 속도 지연은 불가피해보인다. 민간 분양 청약 열기는 지속될 전망이고,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의 SOC 개발과 규제완화 공약이 발표되는 점도 건설업종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LH직원 투기 사태로 2·4공급대책 실현 가능성이 떨어질 경우 민간 건설사들사업환경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라 연구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급대책의 대부분이 토지주와 합의가 필요한데 현재 토지주와 협상이 원활히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의지가 워낙 강하다보니 결국 민간 공급확대에 의지해야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가 3기 신도시 개발에 착수해야하는데, 계획에 차질을 빚게되면 결국 LH가 보유중인 토지 개발사업부터 먼저 진행될 가능성이 큰 점도 민간 건설사 영업환경에 우호적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공공주도 개발사업 대한 신뢰가 급격히 떨어진 점은 시장에서도 쉽게 포착된다. 2·4공급 대책 발표 이후 서울집값 상승세가 멈춘 가운데 정비사업 호재를 품고 있는 양천구, 강남구 집값 상승세만 멈출 줄 모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3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와 같은 상승폭(0.07%)을 유지했으나 양천구(0.11%), 강남구(0.09%) 등은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목동과 압구정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거래 신고가를 갱신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H직원 투기 사태와 서울시장 야권 후보들의 부동산 규제 완화 공약이 맞물리면서 민간 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정비사업을 담당하는 건설사들로서는 작년보다 영업환경이 개선될 것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