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發 게임업계 연봉 인상 열풍중소기업까지 무리한 대규모 연봉 인상인건비 상승, 연봉 양극화로 부작용 우려
  • ▲ 엔씨 R&D 센터 ⓒ엔씨
    ▲ 엔씨 R&D 센터 ⓒ엔씨
    게임업계의 연봉 인상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소게임사들의 근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건비 상승에 따른 부담은 물론, 개발·비개발 직군의 연봉 양극화로 발생한 상대적 박탈감이 문제로 거론된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넥슨의 전 직원 일괄 800만원 인상을 시작으로 엔씨소프트 1300만원(개발직군), 넷마블 일괄 800만원, 크래프톤 2000만원(개발직군), 컴투스·게임빌 평균 800만원 등 연봉 인상 행렬이 이어졌다.

    올해 게임업계의 연봉 인상 행렬의 배경에는 IT 직군의 인력 부족 현상이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IT 인력 수요가 늘어난 것.

    대기업들의 연봉 인상이 줄을 잇자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중소게임사들 역시 시류에 동참하는 결정을 내렸다.

    모바일게임 ‘별이되어라!’의 개발사 플린트는 임원진을 제외한 전직원의 연봉을 1000만원 인상했으며, 신입사원의 초봉을 3800만원까지 올렸다. 조이시티의 자회사 모히또게임즈 역시 연봉 1000만원 인상을 발표했다. 베스파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에 불구하고, 1200만원의 연봉 인상을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게임업계 관련 종사자들의 연봉이 크게 상승하고 처우가 개선되면서 정당한 보상을 받게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크런치모드를 필두로 한 가혹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지속적인 논란이 일었다.

    다만 이번 연봉 인상 경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봉 인상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매출을 기록 중인 대기업과 달리, 수익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적자를 기록 중인 중소게임사의 과도한 연봉 인상은 장기적으로 회사 운영에 큰 무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특정 게임의 매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중소게임사는 매출이 감소하거나 신작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인상된 연봉을 지속해서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더불어 매년 계속되는 연봉 협상을 통해 인상되는 연봉까지 고려했을 때 중소게임사가 느끼는 인건비 부담은 상당한 수준이다.

    인건비 증가의 부담은 고스란히 유저의 몫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늘어난 인건비를 충당하기 위한 과도한 과금모델(BM)의 도입 가능성”과 함께 “퀄리티를 신경 쓰지 않고 단기 매출만을 노리는 신작 출시”로 인해 유저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한편, 이번 연봉 인상이 평균의 함정이란 주장도 있다. 웹젠의 경우 평균 연봉 2000만원 인상 소식을 전했지만 일부 고위 임원에게 보상이 집중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외부로 새어 나오고 있다.

    익명의 웹젠 직원은 “전체적인 연봉 인상의 수준은 인센티브 200~300만원”이라며 “연봉인상폭 역시 2~4%가 평균으로 기존과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연봉 인상으로 직원들을 노고를 인정하고 독려하겠다는 사측의 입장과 달리, 고위 임원과 직원 간의 상대적 박탈감만 야기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