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23조9176억, 전년비 1.7% 감소이통3사 중 유일 하락... 자회사 실적 부진까지AI·DX B2B 신사업 전체 매출 2.3% 불과쪼개기 후원 검찰 수사 재개... 경영공백 우려 목소리도
  • ▲ 구현모 KT 대표 ⓒKT
    ▲ 구현모 KT 대표 ⓒKT
    KT가 지난해 이통 3사 가운데 나홀로 매출이 감소한데다가, 국회의원 불법 후원 의혹으로 '오너 리스크'가 겹쳤다.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구현모 대표가 천명한 '디지코(Digico)'를 통한 탈통신 해법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KT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23조 91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5%, 8.4% 매출 상승을 거둔것과는 대조적인 성적이다.

    KT는 무선사업을 비롯해 유선전화, 인터넷, B2B, 자회사 등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수혜를 보지 못했다. 무선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으며, 유선전화 매출은 7.3% 감소했다. 초고속인터넷 매출도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컨택트 사업 중심인 주요 자회사가 실적 발목을 잡았다. BC카드는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여행객 감소 및 소비 위축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4.2% 하락했다. 부동산 사업을 하는 KT에스테이트는 분양 매출 감소와 여행객 감소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24.9% 감소했다.

    구 대표가 천명한 탈(脫)통신 기반의 디지코 성과도 전체 매출로 놓고 봤을 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T의 B2B 중심인 AI·DX(디지털혁신)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1.8% 증가했으며, IDC(인터넷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은 기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AI·DX 사업 매출은 전체 B2B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기업회선, IT·솔루션 등 합산 기준 매출(2조 7741억원)도 연결 매출의 11.6% 수준에 그쳤다. 구 대표가 당초 약속했던 "디지코 매출 25조원 달성"도 이루지 못했다.

    KT 실적이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최근 검찰이 국회의원 '쪼개기' 불법 후원 의혹에 대한 수사를 재개하면서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이 사건은 황창규 전 회장이 재임시절(2014년 1월~ 2017년 10월)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는 '상품권 깡'으로 19·20대 국회의원에게 후원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구 대표는 황 전 회장의 비서실장과 경영기획부문장을 지내면서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취임 당시부터 구설수에 올랐던 구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1년여 만에 재개되면서 경영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 조사 결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되는 오너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핸드폰 고의 개통지연으로 1억 6499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점도 논란 거리다. 방통위에 따르면 KT는 신규 출시 단말기인 갤럭시노트20의 사전 예약 기간에 7만 2840명의 가입자를 유치하고 이 중 1만 9465명에 대해선 개통을 지연,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에 KT 새노조를 중심으로 구 대표에 대한 윤리 경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외풍이 심한 KT 구조상 구 대표에 대한 의혹은 계속 심화될 것"이라며 "2년차 수장을 맡은 올해 유의미한 실적으로 각종 우려들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