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직결' 빠져 논란…국토부 "재정 화수분 아냐"24兆 '예타면제' 사업 도마위…사업성 낮아도 추진3.4兆 평택~오송 복복선·5兆 김천~거제 남부내륙 착착2028년 개통 목표…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과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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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으로 불리는 서부 광역급행이 서울 강남까지 직접 연결되지 않아 노선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들면서 문재인 정부의 선심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퍼줄 돈은 있어도 쓸 돈은 없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2일 밝힌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안에는 경기 김포장기부터 부천종합운동장까지 연결하는 서부권 GTX(김부선)가 신규 사업으로 포함됐다. 뜨거운 감자였던 '강남 직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경기도는 이 사업과 관련해 김포→검단→계양→서울남부→하남 노선을, 인천시는 인천공항→청라→검단→계양→서울남부→하남 연결을 각각 제안했었다.일각에서 부동산 실패 트라우마에 빠진 문재인 정부가 신설 노선을 따라 집값이 뛸 것을 우려해 사업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정부는 한정된 재원으로 우리나라 전체의 철도건설·투자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원은 한정됐는데 서부권 GTX에 10조원을 쓰면 상대적으로 지방 철도망 구축사업에서 10조원을 빼야 한다"며 "50여개 기존 사업도 계속해야 하는데 서부권 GTX 강남 직결을 위해 다른 기존 사업을 멈출 순 없잖으냐"고 했다. 연구용역을 총괄·수행한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이번에 반영된 신규 사업만 43개에 사업비가 50조원이 든다"며 "인천이 제안한 노선의 경우 단일사업으로 10조원이 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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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정 부족을 사업 축소 이유로 들면서 문재인 정부가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사업이라는 비판에도 밀어붙였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 사업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현 정부는 2019년 2월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 숙원사업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추진해 예타를 면제했다. 총 23개 사업에 사업비 규모만 24조1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토건사업이다. 이들 사업 중엔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처럼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돼 이미 3차례나 예타에서 미역국을 먹은 사업도 포함됐다. 이 사업은 경남지역 숙원사업이자 문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의 1호 공약이다.국토부 설명으로는 현재 모든 예타 면제 사업에 대한 재정 당국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가 끝나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일부 사업은 착공한 상태다. 경남 산청 신안~생비량 국도건설공사는 지난해 6월 말 예타 면제 사업 중 처음으로 삽을 떴다. 철도 분야도 동해선 전철화 사업이 지난해 착공했다.이들 예타 면제 사업에는 상당한 국비가 투입된다. 대표적인 대형 철도사업으로 남부내륙철도에는 4조9874억원, 평택∼오송 복복선화에는 3조4000억원쯤이 소요된다. 이들 사업은 민간건설업체가 건설을 제안해 한때 민자사업이 추진됐었지만, 재정 투입이 기정사실로 돼 있다. 심지어 재정 당국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거치면서 사업비 규모가 각각 3000억원씩 늘어난 상태다.평택~오송 복복선의 경우 늦어도 다음 달 기본계획이 고시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는 최근의 호남고속철 사업처럼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이 반반씩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산업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다만 기획재정부가 사업계획 적정성을 검토했으므로 사업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부내륙철도도 철도공단이 올 상반기 기본설계 발주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예타 면제 사업 중 철도사업은 모두 혈세를 투입해 건설하는 셈이다. 이들 철도망 구축사업은 대부분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번에 공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사업기간이 상당 부분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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