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떼어내 '만도모빌리티솔루션스' 설립내달 20일 임시주총서 결정"소통 없었다" 반발… 주가 연일 급락
  • ▲ 만도 기업 로고(CI) ⓒ뉴데일리DB
    ▲ 만도 기업 로고(CI) ⓒ뉴데일리DB
    만도가 자율주행 부문 분사를 발표한 이후 홍역을 치르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닷새째 가라앉지 않고 있다.

    주가 마저 급락하는 가운데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소통 없는 일방적인 결정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한 결정"이라는게 비판 청원의 주요 골자다.

    만도는 지난 9일 장 마감 후 자율주행 사업을 전문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물적분할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밝혔다. 

    신설 법인인 만도모빌리티솔루션스(MMS·가칭)는 자율주행과 모빌리티(이동수단) 서비스 등을 영위하고 자율주행 전장부품 회사인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MHE)는 MMS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자율주행 사업 시너지 효과를 고려했다는 이유다.

    존속 법인인 만도는 전기차 관련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섀시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 관련 제품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전기차 제품과 수소연료전기차 배터리 충전 컨버터 등도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다음 달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9월 1일 물적분할의 결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곧바로 주주들의 반발을 불렀다. 네이버 주식종목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가 들끓었다.

    주주들은 “만도 주식을 산 건 자율주행의 미래 가치에 투자한 것”이라며 ”이런 사업이 떨어져 나가면 주주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 회사 주식을 받지 못하는 물적분할 방식 때문에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주주들은 아무런 설명 없이 ‘일방적 통보’로 일관한 것에 대해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다"며 비판한다. 장 마감 후 물적분할 결의도 ‘날벼락’이라는 반응들이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 계획을 내놓으면서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 강화, 인터넷 전자투표를 통한 의결권 행사 확대를 제시했던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란 지적이다.

    물적분할은 이내 주가에도 반영됐다. 자율주행 분야가 살림을 따로 꾸린다는 소식에 만도 주가는 물적분할 공시 전날 7만3400원(종가 기준)에서 이틀 새 6만4300원까지 추락했다. 14일엔 장중 6만3800원까지 내려간 뒤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증권업계 평가는 갈렸다. 일단 물적분할로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자율주행 전문기업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물적분할 방식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조달 측면에서 더 낫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기존 주주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은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주는 핵심 사업(자율주행)을 간접 지배하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며 “MMS가 IPO, 인수합병, 투자유치 등 전략적인 선택지를 갖게 될 것인데, 이러한 의사 판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도 “LG화학 사례를 볼 때, 기존 주주 관점에서는 자율주행 사업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부정적 이벤트”라고 봤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만도는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획득해 양산에 적용 가능한 수준까지 재빠르게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며 
    “만약 뒤처진다면 물적분할 이후 하드웨어(HW)를 생산하는 기업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사 측은 시너지 창출과 경영여건 변화, 미래 성장을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조성현 만도 총괄 사장은 “만도와 MMS 모두 가치를 인정받아 주주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