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아닌 KDB인베스트먼트 주관… 비공개 협상 진행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시 500억원 내야… 인수 포기해도 안 돌려줘 3년 전 호반 인수포기로 체면 구겨, 당시 매각가 최소 2조원
  • "2년 뒤 시기가 좋아지면 기업 가치를 높여 팔겠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019년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대우건설 매각 시점을 2021년으로 지목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사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2018년초 호반건설이 인수를 포기한 지 꼬박 3년 만이다. 그 사이 매각주체는 산업은행에서 구조조정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로 탈바꿈했고 협상 과정도 철저히 비공개에 부쳤지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대우건설 본입찰이 진행된다. 매각 대상은 최대 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매각가는 2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매각 주관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를 통해 25일까지 인수 제안서를 낼 것을 요구한 상태다.

    특히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업체는 50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내야한다. 인수를 포기했을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내용도 인수 조항에 포함됐다. 

    과거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가 해외 부실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한 호반건설의 사례를 막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 매각에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호반건설까지 총 3파전 구도로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행사인 DS네트웍스는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투자회사 IPM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호반건설이 25일까지 본입찰서를 제출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히 산업은행 내에서는 호반건설의 등판이 달갑지만은 많다. 

    과거 우선협상자 지위를 포기하고 매각 시계를 2년 이상 지연 시킨 장본인인 데다 당시 산은 내에서는 매각 포기 사유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많았다. 해외 사업장 관련 여러 정보를 제공했음에도 뒤늦게 해외 부실을 문제 삼은데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는 의미다. 

    이밖에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에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투자청(ADIA)을 비롯한 해외 자본 참여 가능성도 열려있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입찰 제안서를 제출할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매각과정이 모두 프라이빗딜(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어 눈치 싸움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