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파운드리 부지 美 텍사스 테일러시 선정'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 핵심 기지 순항반도체 현장경영 광폭행보… '글로벌 1위' 의지 재확인
  • ▲ 이재용 부회장이 14일 오전 김포공항 전용기 터미널인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캐나다로 출국하는 모습.ⓒ뉴데일리DB
    ▲ 이재용 부회장이 14일 오전 김포공항 전용기 터미널인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캐나다로 출국하는 모습.ⓒ뉴데일리DB
    삼성전자가 미국 파운드리 공장 부지를 최종 선정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비전 달성도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내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현지 투자 계획을 공식화한 지 6개월만이다.

    신규 라인은 2022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 목표로 가동될 예정이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 달러(약 20조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이다. 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적용될 예정으로 5G,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테일러시 공장이 완공되면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기흥·화성-평택-오스틴·테일러를 잇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생산 체계 강화 및 고객사 수요에 대한 보다 신속한 대응은 물론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투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미국 백악관 핵심 참모 등 정계 인사들을 만나 공장 부지 문제를 포함한 투자 계획을 매듭 지으면서 속도를 내게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캐나다·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미국 출장은 2016년 이후 5년 만으로 지난해 10월 베트남 방문 이후 13개월 만에 해외 현장경영 행보 재개에 나선 것이다. 

    미국을 방문한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 18일 미 의회 핵심 의원들과 잇따라 만나 반도체 공급망 등 현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누구를 만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을 담당하는 의원들과 면담을 통해 법안 통과 등에 대한 의견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결정은 이 부회장의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비전 달성 의지를 한층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4월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진행된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도록 하겠다"며 "굳은 의지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갖고 꼭,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이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이후 '2030년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라는 목표를 향한 도전을 본격화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첫 행보도 시스템반도체를 챙기며 시작했으며, 시스템반도체에 필수적인 반도체 설비 확보에도 직접 나서는 등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 왔다.

    이재용 부회장은 1월 4일 삼성전자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후, 반도체부문 사장단과 중장기 전략을 살펴보는 것으로 2021년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2021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작년 10월에는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 설비'인 EUV 장비 생산업체인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가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CTO 등을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음

    이 부회장과 버닝크 CEO는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Extreme Ultra Violet) 장비 공급계획 및 운영 기술 고도화 방안 ▲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제조기술 개발협력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시장 전망 및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래 반도체 기술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무역환경 급변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선 안된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와 결단에 따라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에는 평택 3공장 건설 현장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는데, 삼성전자는 이번 미국 투자 이후에도 평택을 중심으로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지난 8월에는 '메모리 절대우위 유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도약 기반 마련'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투자액을 기존 133조원에서 171조원으로 늘이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21일과 22일캘리포니아주(州)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반도체와 세트 연구소인 DS미주총괄(DSA·Device Solutions America)과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잇따라 방문한 자리에서 "미래 세상과 산업의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우리의 생존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 뒤 혁신 노력에 가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특히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의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이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며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