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연장, 잠재 부실대출 2년째 차곡차곡고승범, 시중 은행장들과 회동… 대책마련연착륙 방안 있나… 은행들 "이자라도 내야"
-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8일 시중은행장들과 코로나19 대출만기 연장안을 논의한다.고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유예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간담회에서 은행들의 대출 상환 계획을 청취하고 구체적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다만 이날 실질적인 추후 계획이 나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고 위원장은 "은행권과 협의한 후 구체적인 방안은 3월 중순께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의 만기연장 조치 종료 입장에도 정치권이 밀어붙인 만큼 대통령 선거 이후에 연장안을 확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금융당국은 코로나 관련 금융지원을 이달 말 종료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국회가 17조원 규모의 추경안 통과와 함께 대출 상환 유예 조치 연장을 요청하면서 급선회했다. 지난 21일 국회 의결을 마친 추경안에는 "대출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를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정부와 금융권이 협의를 거쳐 조속히 마련해 시행한다"는 부대의견이 덧붙었다.이번에 대출만기 연장이 시행되면 2020년 4월 첫 연장 이후 4번째다. 6개월마다 재연장해 총 2년이 미뤄지게 되는 셈이다. 5대 시중은행에 쌓인 대출잔액은 139조4494억원으로 연장 조치때마다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이자유예액은 664억원으로 기업 평균 대출금리(3.14%)를 적용하면 1조573억원의 대출원금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무작정 연기되는 대출상환 계획에 따라 잠재부실 위험은 치솟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상환 여력이 낮아진 잠재부실 채권이 지속 누적되면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며 "이런 금융 지원은 근원적 해결 방안은 아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은행들도 걱정이 적지 않다. 오미크론 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물가상승 압박으로 상환 연기를 한다 하더라도 부실채권을 솎아내는 작업은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만기 연장 기간을 종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이는 방안과 이자는 상환하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은행권은 이날 간담회에서 상환유예데 따른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A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대출연장을 시행하더라도 연착륙 방안을 마련할 때가 됐다"며 "이자도 못내는 부실채권이 연장조치 종료와 함께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고 했다.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2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0.48%의 절반 이하 수치다. 코로나 지원조치가 장기화되면서 부실대출이 그만큼 쌓였다는 반증으로 금융권을 해석한다.고 위원장은 "취약 차주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고 채무조정이 필요한 경우는 사전 지원을 통해 큰 충격이 가지 않는 방향으로 대응책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