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매출원가의 10~25% 차지고유가 장기화 시 수익성 타격 우려컨선 운임도 8주 연속 하락
  • ▲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LA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HMM
    ▲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LA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HM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하면서 HMM의 실적 상승세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가 제기된다.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수록 매출원가의 10~25% 차지하는 유류비 지출이 커지면서 이에 따른 비용 부담도 늘기 때문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100달러를 넘어서며 가파르게 요동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2020년 평균 30달러선에서 거래되던 국제유가는 지난해 2월부터 60달러대로 회복,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던 10월말부터 80달러를 돌파하더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된 지난 2월엔 90달러를 넘어섰다. 

    이달 들어 국제유가는 100달러를 기록, 지난 8일에는 배럴당 123.7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4차 평화협상이 재개되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57달러 하락한 96.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양국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지만 앞서 한 차례 휴전 합의 결렬된 만큼 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가 2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출렁이는 국제유가에 해운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해운업은 연료비가 매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유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은 지난해 매출 13조7941억원, 영업이익은 7조원이 돌파하며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해운운임이 급등한 여파다. 이중 HMM이 지출한 연료비는 지난해 3분기 기준 6814억원으로, 전체 매출원가의 약 16%를 차지한다. 국제유가 급등세가 지속된 4분기 들어서 연료비 부담은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해운업계에서는 유가가 상승하면 기본 운임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를 올려 받는 식으로 손실을 방어해왔다. 그러나 고유가 기조가 계속된다면 유가 상승분 전부를 운임에 반영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HMM 관계자는 “운임 조정은 화주별, 항로별 계약 조건마다 달라 유류 변동이 일부 영향을 끼치지만 유가 상승분을 100% 운임에 녹여 받는 선사는 없다”며 “최근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선사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글로벌 해운운임도 최근 8주 연속 하락하는 등 운임이 하향 안정화된다면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1일 기준 4625.06포인트를 기록하며 미주, 유럽, 중동, 지중해 등 전 노선에서 운임이 하락했다.

    다만 HMM은 최근 기존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연료 선박으로 교체를 추진하거나 에너지 효율이 우수한 선박을 도입하는 등 중장기 수익성 개선 기반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실제로 HMM은 프랑스 해운조사업체 알파라이너가 2020년 조사한 글로벌 톱10 해운사의 친환경 선박 개조 비율을 보면 HMM은 친환경 선박 개조 비율이 전체 선사 중 81%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HMM은 지난해부터 에너지 효율이 좋은 2만4000TEU급과 1만6000TEU급 초대형선 20척을 들여와 연료 사용을 효율화하고 있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LNG 추진선과 메탄올 추진선뿐 아니라 차세대 에너지인 암모니아 추진선 논의에도 참여하고 있다. HMM은 지난해 5월 국내 해운사·조선사·설계사 등 국내 6개 업체와 암모니아 추진선을 만들기 위한 암모니아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