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노조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 개최내년 1월1일 또는 1월5일부터 시행 유력노조 "근무시간 증가로 사회적 합의 위반 가능성" CJ대한통운 "큰 틀 변함 없어, 방안 도출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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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이 내년부터 주 7일 배송을 시행한다는 방침을 나타냈다. 이에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충분한 협의 과정 없이 강행한다면 현장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택배노조는 13일 서울 서대문구 노조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택배노조가 네 차례에 걸친 집중교섭의 논의 사항들을 공개하고 향후 입장을 밝히기 위해 마련됐다.남희정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장은 “사측은 지난 9월 주 7일 배송시스템 도입을 제안했고 노조가 이에 합의하며 교섭이 시작됐다”면서 “CJ대한통운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목표만을 강조할 뿐 택배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제안들만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앞서 CJ대한통운은 올해 8월 20일, 주 7일 배송시스템과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CJ대한통운은 내년 주 7일 배송을 위해 대리점연합회, 택배기사, 택배노조 등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거치겠다는 방침도 나타냈다.택배노조 측은 내년 1월 1일까지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CJ대한통운이 불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지난 7일 교섭에서 택배노조가 제시한 24개 조항에 대한 요구안에 대해 단 2개 조항에만 의견을 내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또한 CJ대한통운은 ‘수입감소 없는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다고 했지만 현재 교섭 상황을 감안하면 실현되기 어렵고, 오히려 택배기사들의 업무시간, 업무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남 본부장은 “CJ대한통운이 시간을 끌다가 일방적으로 주 7일 배송을 강행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면서 “현장의 모든 구성원이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 상생하기 위해 CJ대한통운은 성실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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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에 따르면 현재 교섭에서 CJ대한통운은 주 5일 근무제를 위해 ‘4인1조’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이에 대해 택배노조는 4인1조 실행안은 격주 5일제로 운영이 되며, 도심을 벗어난 외곽지역에서는 불가능한 방안이라고 언급했다.입장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본지 기자의 질문에 대해 남 본부장은 “내년 1월부터 주 7일 배송을 강행하게 되면 CJ대한통운이 일선 대리점에, 대리점은 택배기사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면서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답변했다.이어 “현재 거론되는 4인1조 또는 2인1조의 방안들은 실제 택배 현장에서 주 60시간 근무를 초과하면서 사회적 합의에 위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반면, CJ대한통운은 쿠팡이 택배시장에서 로켓배송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주 7일 배송을 추진하고 있다. 시행 시기는 내년 1월 1일 또는 1월 첫 일요일인 1월 5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CJ대한통운 관계자는 “주 7일 배송서비스는 업계 첫 시도인 만큼 실행 방안과 관련한 여러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택배노조 뿐만 아니라 전체 종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소비자에게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판매자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