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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새정부 국세청장,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자

입력 2022-04-05 18:05 | 수정 2022-04-05 18:05

▲ 김봉래 전 국세청 차장. 김 전 차장은 2017년 차기 국세청장 후보로 거론될 당시 "과분하다"며 자리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차기 국세청장 인선으로 시끄러운 요즘, 세종시 소재 국세청사가 떠나갈 정도로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났던 때가 기억난다. 

불과 5년전인 2017년 7월3일. 이 날은 차장으로 퇴직한 김봉래 전 차장이 38년 동안의 근무를 마치고 국세청을 떠나는 날이었다. 

김 전 차장은 "어머니가 어렸을때 너무 멀리 가지 말라고 하셨다"며 퇴임 소감을 밝혔다. 특별할것 없었던 이 한마디가 2만여 국세청 직원을 울린 까닭은 임환수 전 국세청장이 물러난후 차기 국세청장으로 김 전 차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차장은 인품이나, 실력 모두 빠질것 없었던데다 27년만에 비고시 출신 차장으로 발탁되면서 비고시 직원들의 희망이 됐다. 행정고시 출신이 아니더라도 열심히만 하면 국세청 최고위직까지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것이다. 

하지만 김 전 차장은 어머니가 항상 하시던 말씀을 거론하며 국세청장직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욕심을 부리고 멀리 가다가는 돌아올 길을 잃는다'며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김 전 차장의 퇴임식은 그동안 봤던 퇴임식중 가장 큰 박수소리가 울렸고 떠나는 그의 뒷모습에 수많은 직원들이 눈물을 훔쳤다. 외부인인 기자가 보더라도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국세공무원도 아닌 기자에게 뜬금없이 5년전, 김 전 차장의 퇴임식이 떠오르는 이유는 왜일까?

직원들이 떠나는 김 전 차장을 보며 눈물을 흘렸던 이유는 국세청에 대한 그의 진심과 직원들을 사랑하는 마음, 조직 발전과 후배를 위한 희생과 양보 등 개인이 아닌 '국세청'을 위해 내린 그의 결단 때문이다. 

최근 국세청에서는 일부 고위직이 조직을 챙길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의 안위만 챙긴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돈다. 일만 잘해서 본청에 전입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가고 줄을 대야 본청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 퍼져 있다. 

하위직원들은 열심히 해봤자 알아주지 않는 조직에 대한 실망감이 계속되고 이것이 사기저하로 이어지는 등 병폐가 심각하다는 전언이다. 차기 국세청장은 무기력해진 조직을 쇄신하고 2만여 직원을 이끌어갈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 리더십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국세청장으로서 어떤 인사를 하든, 어떤 정책을 펴든, 그것이 내 욕심을 챙기는 것이 아닌 조직을 위한 일이라면 조직원들은 그를 국세청의 리더로서 인정할 것이다. 

어찌보면 흔하디 흔한, '학연, 지연을 타파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중용돼야 한다' 원칙이 현재 국세청에 가장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세공무원으로서 혹은 국민을 위한다는 '초심'을 잃지 않을 사람이야말로 국세청을 이끌 차기 적임자가 아닐까 싶다. 
이희정 기자 hjle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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