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대비 0.69% 하락…반도체·자동차 섹터 약세‘반도체 톱15’ 지수, 4%대 급락…전 종목 약보합공격적 관세정책에 불확실성↑…KRX자동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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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조금 재검토, 관세 부과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약보합 마감했다. 특히 국내 반도체·자동차 섹터의 업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며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줄줄이 하락했다.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2520.36) 대비 17.30포인트(0.69%) 내린 2503.0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1.54포인트(0.06%) 하락한 2518.82로 출발해 장중 강보합세로 전환하거나 2500선을 이탈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293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87억원, 369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거래량은 4억638만주, 거래대금은 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시가총액 기준 상위 10개 종목도 혼조세를 나타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58%), KB금융(2.81%), 셀트리온(1.25%), 네이버(3.78%)는 상승했으며 삼성전자(-3.43%), SK하이닉스(-4.97%), LG에너지솔루션(-1.35%), 현대차(-1.12%), 삼성전자우(-3.16%), 기아(-3.08%)는 약보합 마감했다.특히 이날 반도체 관련 종목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2기 행정부가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을 재검토하겠다고 시사하자 줄줄이 하락했다.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을 맡은 비벡 라마스와미는 26일(현지 시각)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의 폴리티코 인터뷰를 거론하며 “매우 부적절하다. 그들은 정권 인수 전에 지출(반도체 지원금 지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앞서 러몬도 장관은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하기 전에 기업에 약속한 반도체법 지원금을 최대한 지급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라마스와미는 전날에도 엑스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1월 20일 전에 IRA(인플레이션감축법)와 반도체법에 따른 낭비성 보조금을 신속하게 내보내고 있다”며 “DOGE는 이런 막바지 수법(11th hour gambits)을 모두 재검토하고 감사관이 이런 막판 계약을 면밀히 조사하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반도체법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라인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은 상무부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지만, 아직 보조금을 받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가 계약 취소와 환수 조치 등을 취한다면 그동안 미국에 투자한 이들 기업에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이에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 15개사가 편입된 ‘KRX 반도체 Top 15’ 지수는 전 거래일(2088.66)보다 4.35% 급락한 1997.76로 거래를 마쳤다.지수 구성 종목은 모두 약보합 마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제외한 종목별로 살펴보면 ISC가 8.18% 하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고 ▲HPSP –8.17% ▲가온칩스 –5.33% ▲주성엔지니어링 –5.29% ▲이오테크닉스 –5.18% ▲한미반도체 –5.08% ▲하나마이크론 –4.44% ▲LX세미콘 –4.35% ▲DB하이텍 –3.56% ▲리노공업 –2.42% ▲원익IPS –2.27% ▲티씨케이 -2.22% ▲고영 –1.16% 순으로 나타났다.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5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오는 1월 20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밝혔다.미국은 지난 1992년 캐나다·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했다. 이후 트럼프 1기 행정부인 2018년 NAFTA를 개정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체결해 기본적으로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의 약 16%(약 250만대)는 멕시코, 약 7%는 캐나다에서 생산됐다.이 같은 트럼프 당선인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자동차 섹터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며 ‘KRX 자동차’ 지수는 전장(1885.54) 대비 1.97% 하락(1848.39)했다.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편입 종목 가운데 HL만도는 8.88%나 급락했고 에스엘(-4.89%), 현대위아(-3.42%), 화신(-3.28%), 일진하이솔루스(-3.16%), 에코앤드림(-2.89%), SNT모티브(-2.84%) 등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와 내각에 지명된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삼성전자는 오늘 사장단 인사를 통해 경영진 쇄신을 발표했음에도 기대감이 전혀 반영되지 못하면서 하락했다”고 말했다.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에서 트럼프 관세 우려와 보조금 관련 노이즈가 생긴 반도체 섹터는 하락했다”며 “미국에서도 AI(인공지능) 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로 온기가 이동하고 있는 만큼 호실적 종목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