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 주주배정 유상증자…증자 규모 시총 대비 과도 지적고려아연‧이수페타시스 등 기습 유상증자…개인주주 손실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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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증권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주가가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회사의 대규모 증자로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13.07%(1150원) 하락한 7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 초반 7350원까지 미끄러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유상증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폭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차증권은 전일 시설자금 및 기타자금,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위해 2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현대차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차세대 시스템 개발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회사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이 늘어나면, 고객자산 및 담보부 대출, CMA, ELB·DLB 등 상품 규모를 확대할 수 있고, DCM 및 ECM 등 기업금융 부문의 경쟁력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밖에 전환상환우선주(RCPS) 상환 등 차입 규모를 줄여 재무 건정성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현대차증권의 유상증자는 지난 2019년 11월 제3자배정 방식으로 1036억 원을 조달한 지 약 5년 만이다.배형근 현대차증권 사장은 "이번 유상증자를 기반으로 회사가 중장기적으로 밸류업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현대차증권이 증권업계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다만 투자자들은 신주 규모가 현재 현대차증권의 시가총액(2426억 원) 전체에 맞먹는 규모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유상증자가 이뤄지는 데 따른 회사의 주식 가치 희석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신규 상장주식은 기존 상장주식 수(3171만2562주)의 94.98% 수준이다.주주 게시판에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경영진을 고발해야 한다", "유증 3000억 원으로 게임 체인저가 어떻게 되냐?" 등 이번 유상증자를 비판하는 투자자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업계에선 최근 급작스러운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시장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기업들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대표적으로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발행주식의 20%에 달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 원에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규 발행, 2조5000억 원을 조달한다고 발표했으나, 시장의 비판과 함께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자 일주일만인 지난 13일 유증 결정을 철회했다.이에 한국거래소는 최근 유상증자 공시를 번복한 고려아연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하기도 했다.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벌점과 제재금이 부과되고, 벌점이 누적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에도 유사 사례가 재발하면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이밖에 전자기기 부품 제조사인 이수페타시스 또한 코스닥 상장사 제이오 인수를 위해 5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투자자의 비판을 받고 있다.특히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4일 유상증자 추진과 관련해 "확정된 바 없다"라는 미확정 공시를 올리고, 곧바로 8일 "증자가 확정됐다"라는 공시를 다시 올려 소액주주의 큰 공분을 샀다.이에 지난 11일 주가가 하루 만에 22% 급락하기도 했다. 현재 회사의 주가는 지난 7월 기록한 52주 최고가(5만9700원)와 비교하면 63.8%가량 빠진 상태다. 특히 이수페타시스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시 반드시 주가가 하락하는 건 아니지만 주식 수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가치 희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특히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주주에게 손을 벌려 돈을 빌리는 것인 만큼, 투자자들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