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15건, 27억 원대 횡령 사고8개 은행서 유사 사고 발생…금감원, 내부 통제 재점검6백억 횡령 우리은행 직원 구속…동생도 영장 신청
  • ▲ 우리은행. ⓒ공준표 기자
    ▲ 우리은행. ⓒ공준표 기자
    600억 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한 우리은행에서 지난해에도 2건의 횡령 유용 사고가 추가로 발생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은행의 금전사고 중 횡령 유용은 2건으로 액수는 모두 4억 원이었다.

    우리은행의 횡령 유용 사고액은 △2016년 13억1000만원(6건) △2017년 2000만원(2건) △2019년 5억8000만원(2건) △2020년 4억2000만원(3건)이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횡령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은행 내부 통제에 지속해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7일 내부 감사를 통해 직원의 거액 횡령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직원은 10년 넘게 우리은행에서 재직해왔으며 구조 개선이 필요한 기업을 관리하는 기업개선부에서 일하면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 간 3차례에 설쳐 614억 원을 인출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지난달 28일 우리은행에 대해 수시 검사에 나서 우리은행 내부 통제 전반에 대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전체 시중 은행권의 횡령 유용사고는 16건으로 금액만 67억6000만 원에 달했다.

    은행 중에는 하나은행이 35억9000만 원(3건)으로 규모가 가장 컸고 NH농협은행(25억7000만 원, 2건), 우리은행 순이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횡령 유용사고 1건에 8000만 원, KB국민은행은 3건에 2000만 원, IBK기업은행은 4건에 8000만 원, SC제일은행은 1건에 2000만 원이었다.

    지난해 10개 국내 및 외국계 은행 가운데 한국씨티은행과 부산은행을 제외한 8개 은행에서 횡령 유용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은행권의 사기 관련 사고 또한 8건(6억8000만 원)에 달했다. 국민은행이 4건(4억7000만 원)이었고 신한은행은 3건(1억9000만 원), 하나은행은 1건(2000만 원)이었다.

    배임 사고액의 경우 지난해 부산은행이 2건(45억 원), 농협은행이 1건(41억9000만 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내부 통제를 의심하게 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이번 우리은행 횡령 사건을 계기로 조만간 업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도 우리은행 횡령 사건을 계기로 내부 통제에 대한 자체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측은 "현재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가 우선"이라면서도 "우리은행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이 끝난 뒤 다른 은행에도 유사한 문제점이 있는지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 차장급 직원 A씨는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양환승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증거 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A씨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A씨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지난달 28일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A씨의 계좌를 통해 자금흐름을 파악하던 중 횡령금 일부가 A씨 동생의 사업자금으로 흘러간 단서를 포착해 같은 혐의로 A씨의 동생도 체포했다. 동생 B씨는 뉴질랜드 골프장 리조트 개발사업을 추진하다 80억여 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횡령액 614억 원 중 A씨가 500억 원가량, 동생 B씨는 100억 원가량을 나눠 쓴 것으로 추정된다. B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