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협회, 인앱결제 수수료 전가 성장동력 상실 우려표절 논란·불법 유통 문제 반복 발생댓글 필터링, 별점 뻥튀기 등 사용자 불만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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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는 웹툰에 높은 수수료와 불법 유통 등 걸림돌이 도처에 놓이며 산업 전반에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웹툰협회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막가파식 행태”라며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하자 웹툰 등 콘텐츠 결제 금액도 덩달아 인상됐기 때문이다.

    웹툰협회는 창작자 수익 감소 문제가 아니라 웹툰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며 비판한다. 협회 측은 "대한민국 웹툰 산업 생태계 위축이 불가피하며 종국엔 몰락의 단초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해묵은 표절 논란과 불법 유통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산업 초기 때부터 수년간 반복적으로 문제가 제기됐지만,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고질적인 병폐로 남았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이매망량’이 일본 만화 ‘체인소맨’의 설정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표절 의혹이 제기되자 연재를 중단하고 수정 후 재오픈 하겠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 웹툰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가 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제기돼 연재가 중단됐다. 지난달에는 네이버웹툰 내에서 표절 시비가 발생해 자체 검수 시스템의 허점이 부각되기도 했다.

    네이버가 내놓은 해법은 독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작품 모니터링단 운영’과 작가 교육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검수 시스템을 운영중이지만, 전체 작품 수가 워낙 방대해 표절 여부를 전부 검증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작가 교육을 통해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법 복제와 유통 문제는 산업 전체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웹툰사업체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웹툰 불법유통시장 피해 규모는 5500억원에 달한다. 같은 해 불법 웹툰 플랫폼 트래픽 총합은 366억 페이지뷰로, 합법 웹툰 플랫폼 페이지뷰(337억) 수를 넘어섰다.

    이에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한 7개 플랫폼 사업자들이 지난해 10월 출범한 ‘웹툰불법유통대응협의체(이하 웹대협)’은 웹툰 불법 유통에 대응하고 있다. 웹대협은 ▲불법 사이트 민형사상 공동 대응 ▲정부 기관과 공조 법제도적 개선 활동 ▲적극적인 불법유통사이트 단속 등을 시행 중이다. 정부도 글로벌 콘텐츠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불법 유통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실태조사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법 복제·유통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 모습이다. 불법 사이트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지속적으로 접속을 차단하고 있지만, 해외서버를 운영할뿐더러 인터넷 주소만 변경해 다시 서비스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불법 웹툰 사이트 ‘밤토끼’·‘마루마루’ 등 운영진이 구속되기도 했지만, 유통 사이트는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진출에 따른 경쟁력 확보와 작품 수 늘리기에 혈안이 돼 품질 관리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웹툰 산업이 IP를 활용한 영상화 등으로 주류 문화로 성장하며 산업 규모는 거대해졌지만, 하위문화로서 특징은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웹툰 문화의 특징을 ‘사용자 참여’로 규정한다. 댓글을 통해 작가와 소통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많이 얻은 댓글은 작품의 일부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댓글에 작품의 줄거리와 관련된 내용을 적거나 차별적 발언을 하는 등 순기능 만큼이나 역기능이 지적돼왔다.

    무의미한 별점도 문제라는 이용자들의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웹툰 작품들의 평가 시스템은 조회 수와 별점 등 작품성보다 인기에 영합하는 ‘대중에 호소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넷플릭스서 영상화한 네이버웹툰 원작 ‘안나라수마나라’ 광고도 원작 별점 9.8을 내걸었지만, 대부분 웹툰 평점은 별점 인플레이션으로 상향 평준화돼 평가도구로서 별점의 의미가 무색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향 사업에 치중하면서 소외된 창작자 등 생태계 전반에 병폐가 드러나며 업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일시적 현상이 아닌 글로벌 웹툰문화 정착을 위해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