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탈원전 기조 속 ‘성장 정체’윤 정부, 대(對)유럽 원전 세일즈 사활두산 SMR 중심 차세대 원전 사업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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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가 尹 정부의 원전 지원에 힘입어 재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따른 일감 공백으로 고난의 시기를 보냈다. 윤 정부는 ‘잃어버린 5년’을 되찾고 원전 최강국을 재건한다는 방침으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경쟁력도 글로벌 무대서 빛을 발휘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대(對)유럽 경제외교를 본격화했다. 폴란드·체코 등 원전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국가와 영국·루마니아·네덜란드 등 신규 원전건설 계획을 밝힌 수출 후보국을 상대로 원전 세일즈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이 원전산업 재건을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22일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신한울 원전 3·4호기 사업 중단으로 제작이 멈춘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을 직접 살피기도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정부 탈원전 정책의 피해자로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사전제작 비용으로 4927억원, 신형 원자로 제작을 위한 설비 투자 및 기술개발에 2300억원 등 총 7300억원 가량을 투입한 상태였다. 신한울 3·4호기 중단으로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비 회수는 불투명해졌고, 원전 핵심 인력을 비롯한 650명의 직원이 짐을 쌌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기기(원자로·증기발생기·터빈발전기) 포함 원자력 생산실적은 2019년 276만m/h(맨아워)에서 2020년 187만M/H, 2021년 174만M/H 등으로 지속 감소했다. 맨아워는 노동자가 한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작업량을 의미하는 생산성 지표다.

    아울러 주조품·단조품·금형공구강 등 핵심소재 생산량도 2019년 14만8126톤에서 2020년 8만8346톤, 2021년 8만6720톤으로, 열교환기·타워·압력탱크 등 생산량도 2019년 4만7235톤에서 2020년 5만5480톤, 2021년 2만8433톤으로 주요 제품 생산량이 일제히 줄어들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세도 2019년을 기점으로 꺾였다. 2017년 14조5236억원, 2018년 14조7611억원, 2019년 15조6597억원 등 확대 추세던 매출은 2020년 15조1324억원으로 성장이 둔화했고 2021년엔 11조2836억원으로 축소했다. 영업이익도 2019년 1조769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 이후 2020년 1541억원, 2021년 8779억원 등으로 급감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사업은 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신속히 재개하는 한편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 착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투자비 회수와 함께 사업 정상화에 따른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특히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SMR(소형모듈원전)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SMR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1억400만 달러(약 130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 전략적 파트너로 핵심 기자재 공급권을 확보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의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전기 출력 300MW 안팎의 소형 원자로다. SMR은 탄소 배출이 거의 없고 대형 원전 대비 뛰어난 안전성과 경제성을 갖춰 미래 에너지의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뉴스케일은 미국의 대대적인 지원사격을 업고 루마니아를 비롯해 폴란드·체크·불가리아 등 러시아에 에너지를 의존하던 동유럽 국가들과 SMR 공급계약을 맺거나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설계·엔지니어링·조립·생산을 담당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보폭을 넓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