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페이 산하 '쿠팡파이낸셜' 설립...여전업 등록자사 플랫폼 입점 사업자 대출 서비스부터데이터 독점, 실탄 충분...기존 여전업계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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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이 올 하반기 신설법인을 통해 금융업에 진출한다. 신용카드업을 제외한 할부금융, 캐피탈 등을 시작으로 금융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플랫폼과 대규모 자본, 방대한 데이터를 앞세워 금융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달 초 지급결제 자회사인 쿠팡페이 산하에 '쿠팡파이낸셜'를 신실하고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금융업 등록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용카드업을 제외한 여전업은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여서 신청법인의 자본금이 200억원 이상이고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등록을 거쳐 영업을 할 수 있다. 쿠팡파이낸셜 자본금은 400억원이어서 빠르면 이달 중 등록 절차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말부터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쿠팡페이(옛 로켓페이)를 운영해온 쿠팡은 2019년 6월 쿠팡파이낸셜 상표를 출원하고 2020년 4월 쿠팡페이를 분사했다. 지난 3월엔 미국의 핀테크 데카콘 '브렉스'의 공동 창업자인 페드로 프란체스키를 이사로 영입하는 등 금융업 진출을 모색해왔다.

    쿠팡은 2015년부터 간편결제 서비스를 운영해왔고 2020년 8월엔 후불결제 서비스인 '나중결제'도 선보였다. 우수 회원이면 최대 한도가 200만원으로 높고 할부 기간도 최장 11개월까지 제공해 신용카드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신원 전 CPLB(쿠팡 자체브랜드 자회사) 부사장을 쿠팡파이낸셜 대표로 선임했다. 신 대표는 금감원 거시감독국장과 금융감독연구센터 국장을 지냈 인물로, 여전업 등록을 통해 대출시장에 직접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쿠팡이츠 등 자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한 개인사업자들에게 쿠팡이 직접 사업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식의 할부금융업이다.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방대한 데이터, 정교한 신용평가 알고리즘을 통해 시장을 장악해 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전 세계 빅테크·핀테크의 신용공급 규모는 2013년 205억달러에서 2019년 7950억달러로 6년 새 40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빅테크의 신용공급 규모가 급격하게 불어나면서 금융 안정성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데이터를 독과점할 수 있는 빅테크가 금융시장에서도 지배적 지위를 점하면서 리스크 관리가 어려워질 수도 있어서다.

    업계 한 전문가는 "단기에 자금이 필요한 개인사업자들은 은행 문턱을 넘기 힘들어 빅테크 대출상품을 이용하기 쉽다"며 "하지만 리스크가 터졌을 때 적시에 대처할 수 있는 대응력이 기존 금융권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