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가까이 원/달러 환율 1300원대 유지인천공항, 성수기 여객 전년 대비 791%↑ 전망고환율 유지되면서 면세품 가격 혜택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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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전자담배를 사려고 했는데, 가격을 보고 접었어요. 여행내내 짐만 될 걸 몇십원 아끼자고 살 필요가 있나요."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A씨의 말이다. 그는 면세점에서 애용하는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을 사려다가 가격을 보고 결국 구매를 포기했다.흡연자들에게 해외여행 하면 떠오르는 저렴한 면세 담배가 매력을 잃고 있다. 환율이 연이어 치솟아 편의점에 파는 담배 가격의 턱밑까지 추격해오면서다.비단 담배만의 문제가 아니다. 환율의 급등으로 면세점은 빠르게 강점을 잃어가고 있다. 가격이 달러로 책정되는 특성 때문에 부가가치세를 빼더라도 국내 판매 제품보다 비싸거나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22일 오전 10시 55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11.30원이다. 지난달 23일 1300원을 돌파한 이후 한 달 가까이 1300원이 넘는 환율이 이어지고 있다.이런 상황은 면세업계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중이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해외여행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인천공항은 올해 하계 성수기 기간, 총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791% 증가할 거로 전망한 바 있다.해외여행을 가는 여객은 많은 상황이지만 환율은 계속 고공행진 하는 중이어서 면세 상품의 장점이 사라지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품은 원래 고객이 각종 세금을 제외하고 구매해서 혜택을 보는 건데 최근 환율때문에 시중가랑 거의 비슷하게 됐다”고 설명했다.특히 해외여행 시 필수 구매품으로 꼽혔던 담배는 이미 가격 경쟁력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일반 연초는 가격 차이가 그나마 괜찮지만 궐련형 전자담배는 여행기간 내내 가방 한쪽을 차지하는 무거운 짐이 될 가능성이 높다.현재 면세점에서는 일반담배 1보루에 30달러, 궐련형 전자담배는 34달러에 팔고 있다. 일반담배는 22일 10시 기준 환율로 약 3만9300원, 궐련형 전자담배는 약 4만4580원이다. 시중에서 파는 담배 한보루 4만5000원에 근접한 상황이다.여행객 수요가 많아져 매출은 회복 중이지만 환율의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그 속도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면세업계 관계자는 “최근 담배 가격이 인상된 부분도 있고 해서 면세 담배가격이 메리트가 많이 떨어진 상황은 맞다”면서 “면세 담배뿐만 아니라 면세품 전체로 봐야 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면세점에서 매출을 견인하던 명품도 백화점과 가격이 비슷해지거나 더 비싸진 사례도 있다.면세상품은 기본적으로 달러로 구매하기때문에 내국인에게 불리하다. 정부가 최근 면세한도를 상향하기로 했음에도 면세업계의 표정이 마냥 밝기 힘든 이유다.기획재정부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휴대품 면세 한도를 기본 600달러에서 800달로 상향한 ‘2022년 세제개편안’을 심의·의결한 바 있다.면세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는 않은 상황이라 업계가 원하는 만큼의 상향까지는 아니지만 다시 여행이 재개될 때까지 줄 효과를 생각하면 긍정적이다”면서 “고객들도 구매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세업계는 환율로 인한 면세점 가격 이점이 줄어든 점을 해소하기 위해 내국인 고객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프로모션을 전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