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잔고 증가·실적 상승세 ‘두 토끼’ 잡아1兆 사우디 주·단조 공장 등 수주 성과 반영실적 개선 기반 연 1조 이익 회복도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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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외 대형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실적 개선을 본격화했다. 현재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로, 꾸준한 신규 수주를 통해 안정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25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의 상반기 매출은 6조8390억원, 영업이익은 51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2.4% 증가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1분기 영업익이 1년 전보다 48.4% 줄며 부진했지만, 2분기 이를 만회하며 반기 기준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대형 프로젝트 수주 성과가 실적에 본격 반영된 효과로 풀이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 초 1조764억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주조·단조 공장 EPC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는데, 이에 대한 본계약이 2분기 체결된 영향도 주효했다.두산에너빌리티가 이번에 수주한 주·단조 공장은 40만㎡ 면적에 연간 6만톤(t)의 주·단조품을 생산하는 규모로 2025년 1분기 완공된다. 생산제품은 사우디 내 석유화학 플랜트용 펌프·밸브, 조선·해양 플랜트용 기자재로 쓰이며 향후 발전 플랜트용 제품으로 생산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두산에너빌리티는 사우디 주·단조 공장을 비롯해 ▲괌 우쿠두 복합화력 발전(Ukudu Power Plant) 6346억원 ▲제주한림해상풍력 관련 3527억원 등 상반기에만 해상풍력·원자력·태양광 분야를 아울러 9건의 프로젝트에서 총 2조4885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상반기 계약금액이 1조3272억원이었던 점에 비춰 87.5% 증가한 수치다.자회사 성과를 포함하면 수주 규모는 더 커진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상반기 해외 자회사를 포함한 전체 수주액은 지난해 동기 1조8406억원보다 77.2% 증가한 3조2620억원을 기록했다. 6월 말 현재 수주잔고는 14조286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9% 증가했다. 이는 3년치 먹거리에 해당하는 양이다.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성과는 하반기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8400억원 규모의 해수담수화플랜트 건설 공사를 따낸 것. 두산에너빌리티는 중동지역의 민자 발전 및 담수 기업인 아크아 파워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와 슈아이바 3단계(Shuaibah 3) 해수담수화플랜트 건설 공사 계약을 지난 8월 체결했다.두산에너빌리티의 경쟁력이 중동지역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앞서 2006년과 2007년에도 아크아 파워와 해수담수화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사우디에서 7800억원 규모의 얀부 4단계 해수담수화플랜트를 수주하기도 했다.두산에너빌리티의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하며 연 1조 영업익 달성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 회사 매출은 지난 2019년 15조6597억원 달성 이후 일감 축소와 함께 2020년 15조1324억원, 2021년 11조2836억원 등 감소세를 나타내왔다.영업이익은 2018년 1조17억원, 2019년 1조769억원 등 조단위 기록에서 2020년 1541억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도 8779억원에 그쳐 회복이 더뎠다. 올 상반기엔 5000억원 이상 이익을 올렸고, 실적 흐름이 상승세에 올라탄 점에 비춰 조단위 이익 회복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