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차량용 강판, 배터리 핵심원료 리튬 가격 올라공공, 민간 충전비용도 10%이상 올라,보조금은 감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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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차량용 강판 등의 가격 상승세로 전기차 시장에서도 카플레이션(자동차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보조금 감소세와 충전요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전기차의 강점으로 꼽히던 경제성이 퇴색되고 있다.
7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차전지의 핵심원료로 꼽히는 탄산리튬 가격은 ㎏당 482.5위안(9만5737원)으로 125위안(2만4800원)이었던 지난해 같은날과 비교해 4배 가까이(286%) 급증했다.
그동안 잠잠했던 리튬 시세가 급격하게 요동치기 시작한 배경으로는 가파르게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리튬은 매장량은 많지만, 생산 공정상 급격한 수요증가를 맞추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최근 리튬 수요가 급증하며 전기차 가격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공급이 단기간 안에 안정화 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올해에만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다섯 차례나 차량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모델Y는 일년 새 2666만원(38%), 모델3도 1938만원(26%) 더 비싸졌다.
일론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리튬 가격 급등이 원가상승의 주요 원인이라며 전기차 업계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차량용 강판 가격의 오름세도 자동차값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자동차 강판 가격협상은 1년에 반기별로 2회 진행된다. 지난 상반기 고점을 찍었던 원재료값이 하반기에 반영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엄기천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앞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국내 자동차사에 대한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원배 현대제철 열연냉연사업부장(상무)도 “원재료 변동사항은 상반기 고원가 원재료가 하반기 투입되는 부분이 반영될 것”이라며 “원재료 가격이 반영되는 부분에 대해 협상하기 때문에 인하 요인보다 인상 요인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
원자잿값 상승과 더불어 보조금 축소, 전기차 충전비용 상승 등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친환경차 혜택이 쪼그라드는 점도 문제다.
환경부는 지난 2일 승용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기존 6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은 2023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같은 차를 사더라도 내년부터는 100만원을 더 내야할 수도 있는 셈이다.
여기에 전기차 구매 시 각 지차체 별로 지원하는 지방비도 전반적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초기 구매비용 뿐만 아니라 유지비용도 늘어났다. 환경부는 이달부터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할인 종료, 전기요금 인상분을 반영해 .전기차 충전요금을 최대 12.3% 올렸다. 세부적으로는 50㎾급속충전기를 ㎾h당 324.4원, 100㎾충전기는 347.2원으로 각각 10.9%, 12.3%씩 인상했다.
공공 충전소에 이어 민간 충전사업자들도 줄줄이 충전요금을 올리는 모양새다.
현대자동차의 초고속 충전서비스 E-pit은 5일부터 충전요금을 11~17% 올렸다.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 할인이 종료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테슬라도 지난달 31일 V3 수퍼차저 충전요금을 기존 360원에서 378원으로 5% 가량 인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