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기 연속 이익 실현에도 부분자본잠식 지속기업결합 英심사 유예 이어 美심사 기한 연장국제선 여객·화물 사업 주력 수익성 개선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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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이 6분기 연속 영업이익 실현에도 재무구조는 오히려 악화했다. 고환율 기반 외화환산손실 규모가 커진 탓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유일한 돌파구로 지목되는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도 해를 넘기게 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개별기준 매출은 1조52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 늘었고, 영업이익은 43.1% 증가한 2293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최근까지 6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냈다.

    국내외 출입국 규정 완화 및 국제선 운항 확대에 따른 여객사업이 회복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베이징·이스탄불·바르셀로나 노선 운항 재개 등 국제선 운항을 확대했으며, 화물 전용 여객기로 개조했던 A350·A330 항공기를 여객기로 복원해 여객 좌석 공급을 늘렸다.

    이에 여객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6% 급증한 742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화물사업도 68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화물사업 매출액은 1년 전보다 9.8% 줄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항공화물 수요 감소, 밸리 카고(여객기의 남는 공간을 활용해 싣는 화물) 증가 등 경쟁 심화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하반기 들어 급등한 환율 여파에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지속했다. 3분기 당기순손실액은 전분기 551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한 17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손실액은 188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항공사들은 항공기와 기자재를 리스(Lease·임차)하거나 구매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외화부채를 갖게 돼 환율에 따라 손익폭이 크게 달라진다. 외화환산손실은 영업외비용으로 분류돼 항공사들의 순손익 규모에 영향을 미친다. 아시아나항공이 영업이익을 낸 가운데서도 순손실폭은 오히려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올 1분기 평균 1205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2분기 1261원으로 오른 데 이어 3분기엔 134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의 외화환산손실액은 2분기 4385억원에서 3분기 7669억원으로 급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연간 약 280억원의 손실을 입는다.

    재무건전성도 더욱 악화했다. 9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연결기준 자본금은 3721억원, 자본총계는 1335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64%를 기록하고 있다. 6월 말 45%로 이미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는데, 잠식률이 더 높아진 것이다. 부채비율도 2분기 6554.6%에서 3분기 1만298%로 치솟았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이후 아시아나항공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 재무구조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는 사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부담이 커지면서 인수 이후 대한항공의 부담도 덩달아 커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런던 노선의 가격상승 등이 우려된다며 승인을 유예했다. 미국은 합병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미국 경쟁당국도 양사의 기업결합 추가 심사를 위해 기한을 연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업결합이 완료되기까지 자체 경쟁력 강화로 실적 개선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4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주춤한 만큼 외화환산손실 규모도 어느 정도 축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꾸준히 나고 있고 현금흐름이 원활하기 때문에 환율만 안정화되면 재무구조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며 “대외 환경과 수요 변화에 국제선 여객 노선 확대, 탄력적 항공기 운영 등으로 대응해 수익성을 높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