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남 등 조선 전략 품목 운송 차단자재 미리 들여놓고 해상운송 계획까지화물연대 파업 장기화 시 생산차질 불가피
  • ▲ 조선소에서 선박 건조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조선소에서 선박 건조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조선업계가 화물연대 총파업에 비상이 걸렸다. 화물연대가 철강 등 조선소의 핵심 산업재 운송을 봉쇄하겠다고 예고하면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조업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전날인 24일 0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6월, 8일간의 총파업 이후 5개월 만이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주 호황을 맞은 조선업계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올해 수주 목표치를 모두 조기달성하며 도크(선박 건조 공간)마다 건조 중인 선박들로 가득 차있다. 조선사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주 호황에 따른 최소 3년치 이상 선박 건조 물량을 잔뜩 쌓아놓은 상태다. 

    조선업계는 포항에서는 철강, 경남에서는 조선 기자재를 주로 조달받는데, 화물연대는 파업 파급력을 높이고자 지역별 전략품목 차단에 나섰다. 

    선박 건조에 쓰이는 대형 블록이나 후판 등 원자재는 그동안 해상운송으로 조달해왔지만 그 외 각종 의장품은 육로로 운송해왔다. 이에 조선사들은 일부 물량을 미리 조선소에 들여놓고 육로로 조달해왔던 자재들을 해상으로 운송하거나 자체 차량을 이용하는 계획도 마련 중이다. 

    지난해 9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협력사 노조의 점거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선박용 후판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현대중공업은 자체 인력을 파견해 후판제품을 수송하기도 했다. 

    또 올해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조선업계는 철판과 기계 장비, 전기선 등 선박 건조에 필요한 각종 부품과 자재 조달에 제동이 걸리며 큰 피해를 봤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급한 물량은 미리 확보해두긴 했으나 자재마다 소비되는 속도가 제각기 다른 만큼 원활한 자재 공급은 필수적”이라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을 불가피해 파업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