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생산 자급률 35.7%에 불과비임상·임상1상서 중단되는 경우도 허다글로벌 백신기업은 공격적 R&D 투자 선언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글로벌 백신 시장은 MSD, GSK, 화이자, 사노피 등 4개의 기업이 독점하는 구조다. 이러한 가운데 미래 주력 사업으로 국내 백신산업을 키우기 위해선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부족한 파이프라인을 늘릴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책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 6일 정부는 백신산업 실태조사를 통해 지난해 백신기업 159개곳의 국내 매출액은 3조4178억원, 수출액은 6287억원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연구개발비 2140억원, 시설투자비 1174억원 등은 미흡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특히 백신 기업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자금 부족’으로 좁혀졌다. 연구개발과 사업화 과정에서 발목이 잡혀 백신 제품의 다양화와 임상시험의 가속화가 더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고착화된 문제와 관련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코로나19 이후 백신시장 동향 분석’을 통해 의견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국내 백신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 방향도 국내 백신 R&D 파이프라인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규제기관이나 글로벌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임상의 원활한 
    추진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우리나라의 낮은 백신 자급률은 2021년 기준으로 35.7%에 수준이다. 국내에서 개발해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백신은 10개에 불과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녹십자에서 주로 생산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시장의 수요가 적은 몇몇 백신들은 여전히 비임상이나 임상 1상 단계에 머물러 있거나,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 이러한 백신 개발에 투자하는 것은 시장성이 낮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2020년 이후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화이자, GSK는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선언했고 모더나도 공격적 투자를 진행 중이다. 백신 빅4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얻은 이익을 재투자하고 있다. 

    이들의 임상 파이프라인에서 향후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는 호흡기융합바이러스(RSV) 백신, 수막구균 백신, 로타바이러스 백신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해당 품목을 개발하는 기업이 없는 실정이다. 

    결국 국내 백신산업을 미래먹거리로 키우기 위해서는 자급률을 올리기 위한 파이프라인 확보와 민관협력체계가 견고히 작동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보고서는 “정부가 세계 각국과의 백신의 공급과 생산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국내 기업들과의 R&D, 임상 등의 협력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며 “개발 속도보다는 시장 확보를 위한 지원체계가 형성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