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 엔진 제조기술력 높이 평가STX중공업 매각가 1000억~1300억 추정 정기선-김동관 오너 3세 경쟁구도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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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용 엔진 제조업체 STX중공업 인수전에서 HD현대와 한화그룹이 격돌한다.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오너 3세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맞대결로 양상이 굳어지며, 그 결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30일 업계에 따르면 STX중공업 지분 47.81%를 보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와 매각 주관사 삼정KPMG는 이달 중순 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마감했다.예비입찰에는 HD현대의 조선부문 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이 참여하며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STX중공업은 선박용 디젤엔진과 DF(이중연료)엔진,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엔진 등을 제조한다.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함께 차세대 엔진 제작기술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STX중공업은 꽤나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되고 있다.이번 예비입찰에는 HD현대와 한화를 비롯해 해외 SI(전략적투자자)와 국내 PEF 운용사 등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 예비실사를 진행 중이다. 당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알려졌던 HSD엔진(옛 두산엔진)이 참여 사실을 공식 부인함에 따라 사실상 HD현대와 한화가 유력한 원매자로 떠오른 상태다.STX중공업 예비입찰에 참여한 원매자들은 12월 넷째 주부터 8주간 실사를 진행하고, 본입찰을 거쳐 내년 2월 중순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매각 측은 내년 1분기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이번 거래 대상은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47.81%이다. 파인트리파트너스는 2018년 지분 약 66.81%를 987억원에 가량에 인수한 이후 블록딜 및 장내 매각 등을 통해 지분율을 현재 수준으로 낮췄다.STX중공업의 최근 시가총액이 2000억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매각가는 1000억원 초반대로 추정된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웃돈으로 통상 매각가의 20~30%를 책정한다. 웃돈을 최대치로 얹어줄 경우 매각가는 1300억원 가량으로 불게 된다.STX중공업 인수전이 HD현대와 한화의 오너 3세 대결 구도로 흘러가며 STX중공업 몸값이 더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기선 사장과 김동관 부회장 모두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에 매진 중으로, 필요에 따라 STX중공업 인수를 위해 ‘통 큰 베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 인수를 통해 자회사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 대형 엔진뿐 아니라 중소형 엔진까지 제품군을 확대, 글로벌 엔진 점유율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 STX중공업, HSD엔진 등 국내 대표 엔진 제조사 3곳은 전 세계 선박용 엔진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최근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은 한화그룹은 STX중공업까지 인수할 시 엔진에서 선박제조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꾀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STX중공업의 주요 거래처 중 하나로, 지난 3분기 매출의 27.21%를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올리기도 했다. 한화그룹으로서는 STX중공업 인수에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한편 STX중공업은 2014년 STX그룹 해체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아왔다. 2016년 회생절차가 시작된 이후 2018년 엔진기자재, 플랜트사업부 분할 매각으로 새 주인을 찾았다.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엔진기자재사업부를 인수해 현재의 회사로 키워냈고, 글로벌세아그룹은 플랜트사업부를 161억원에 사들여 세아STX엔테크로 이름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