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영구적 위기 시대의 도래, 변화하고 노력해야"정용진 부회장 "어떻게 대처 하느냐에 따라 위기는 기회로"정지선 회장 "'격변의 시대' 기본적인 가치와 목적에 충실해야"
  • ▲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각사
    ▲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각사
    국내 유통그룹 3사의 오너들은 새해 키워드를 ‘위기’와 ‘기회’로 꼽았다. 올해 불확실성이 위기와 동시에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임직원들에게 ‘기본’을 강조한 것도 비슷한 요인으로 꼽힌다. 

    유통그룹 3사의 오너가 올해 시장 상황과 해법을 비슷하게 판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을 기점으로 발표된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의 신년사에는 공통적으로 ‘위기’와 ‘기회’가 수차례 언급됐다. 그리고 그 해법으로 ‘기본’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영구적 위기(Permacrisis) 시대의 도래는 우리가 당연하게 해왔던 일과 해묵은 습관을 되돌아 보게 한다”고 현상을 진단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영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며 “불확실한 미래라도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한데 모은다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리는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위험을 직시하고 준비된 역량으로 정면돌파 할 수 있는 위기 대응 능력이 곧 신세계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위기의식으로 철저하게 무장되어 있어도 위기는 찾아오기 마련”이라며, “위기는 어떻게 대처 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객과의 접점이 큰 리테일 비즈니스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수요 둔화 등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 주기가 빨라지는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위기 극복의 저력을 바탕으로 고객 신뢰를 더욱 확고히 하고, 남들이 가는 길을 따르기보다 우리만의 성장의 길을 찾아 나가야 한다”며 “각자의 업무와 사업전략을 추진하는데 있어 형식적인 형식을 버리고 ‘가장 기본적인 가치와 목적에 충실함(Based on Basics)’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대형 유통그룹의 오너들이 일제히 ‘위기’를 거론한 것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물가상승과 이에 따른 금리 인상 등 소비침체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의 최전선인 유통사들은 시장 상황에 밀접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에도 온라인을 비롯한 새로운 기회가 열렸던 것처럼 경쟁사를 앞서나가기 위한 또 다른 기회가 제공되리라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신 회장은 “단순히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 보다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정 부회장은 “고객과 상품에 광적으로 집중할 때 또 한번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고 더 큰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도 ‘성공이란 열정을 잃지 않고 실패를 거듭할 수 있는 능력이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해 “새롭게 시작되는 2023년을 위기 이후 더 큰 도약을 준비하는 성공적인 한 해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