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 포트폴리오 다변화…기술 확보 주력수소·암모니아·메탄올·전기선 등 개발 박차2030년까지 스마트조선소 전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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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다양한 연료 기술 기반의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고 스마트조선소를 구축해 조선업 패러다임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수소,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선박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도 미래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지난달 말 한국조선해양은 1.5메가와트급 액화천연가스(LNG)·수소 혼소 힘센(HiMSEN)엔진에 대한 성능 검증을 마쳤다. 혼소엔진은 디젤연료와 LNG·수소 혼합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해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등의 각종 유해 배기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이 엔진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질소산화물 규제 가운데 최고 등급인 티어3를 충족, 이산화탄소와 메탄 슬립(완전 연소되지 않고 배출되는 메탄) 저감효과가 탁월함을 입증했다.또 LNG·수소 혼소엔진을 액화수소운반선에 적용할 경우 선박 운용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운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 증발가스(BOG)를 연료로 재사용, 항해 중 손실되는 수소의 양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9월 가스텍에서 힘센엔진을 적용한 수소운반선 시스템에 대한 DNV 선급 인증을 통해 안전성이 증명된 바 있다.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안에 수소 비중을 더욱 높인 혼소엔진 개발을 마치고 2025년엔 완전한 수소엔진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이와 함께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업계 최초로 친환경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에 대한 개념설계 인증을 KR로부터 획득했으며 지난해 가스텍에서 암모니아 추진·운반선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받았다.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연료 공급 시스템은 항해 중 자연 발생하는 암모니아 증발 가스를 활용해 배기가스 내 질소산화물을 제거하고 잔여 증발 가스는 엔진 연료로 사용하는 고효율 친환경 설비다. 이 시스템은 해상 안전을 위해 극소량의 암모니아도 외부 유출 없이 차단하는 이중 누출 방지 가스 처리 시스템도 갖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암모니아 추진선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까지 저감해야 하는 IMO의 환경 규제 ‘IMO 2050’을 충족시킬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한국조선해양은 메탄올 선박에도 적극적이다. 메탄올 선박의 경우 상용화까지 갈 길이 먼 수소·암모니아 선박과 달리 당장 운용이 가능하고 초기 인프라 구축비용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최초로 대형 컨테이너선에 메탄올 엔진을 탑재해 최근 2년간 머스크로부터 메탄올선 총 19척을 수주했다.또한 지난해 11월 독자 기술로 개발한 선박용 전기추진솔루션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선박에 탑재된 전기추진솔루션은 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전기추진선의 핵심 설비로 기존 선박용 디젤 엔진 대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약 40% 저감할 수 있다.친환경·고성능 전기추진솔루션을 탑재한 ‘ICT융합 전기추진 스마트선박’은 올해 기자재 실증테스트를 거친 뒤 연내 실전에 투입할 계획이다.친환경 선박 개발과 더불어 세계 최초로 스마트조선소 전환도 준비하고 있다. 이른바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선박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작업관리 효율성을 개선할 방침이다.한국조선해양은 스마트조선소를 통해 생산성은 30% 향상되고 공기는 30% 단축하면서도 낭비되는 물질은 제로(0)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기업인 팰런티어 테크놀로지스와 협업해 FOS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이처럼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가 최종 구축되면 시뮬레이션 검증을 통해 공정 지연과 재고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올해 경영키워드로 기술과 환경 조화를 꼽으며 친환경에 초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권 회장은 “지향하는 기술 개발은 친환경·디지털·안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단순히 기술의 진보를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사업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도 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