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 예산 80% 삭감공공 사업 주요 수익원 네이버클라우드 직격탄CSAP 등급제 추진, 글로벌 공룡기업과 경쟁 불가피
  • 네이버클라우드가 정부의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 예산 삭감, 클라우드 보안인증(Cloud Security Assurance Program, CSAP) 등급제 추진 등으로 인해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행정·공공기관 클라우드 전환사업 예산은 당초 계획 대비 5분의 1 수준인 342억 원으로 축소됐다. 2021년 570억 원, 2022년 1786억 원에 비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행정안전부는 1753억 원을 투입해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 2167개, 서버 1만 3004개를 클라우드로 전환·통합할 예정이었으나 예산 축소로 올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오는 2025년까지 행정·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을 100% 클라우드로 전환한다는 정부의 5개년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공 클라우드 시장이 네이버클라우드 사업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폭으로 삭감된 예산으로 인해 클라우드 산업 자체가 침체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가 CSAP 상·중·하 등급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공공 클라우드 사업 수주의 기회를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전망이다.

    CSAP 등급제란 그동안 획일적으로 운영되던 공공부문 클라우드 보안인증 체계를 시스템 중요도에 따라 상·중·하 등급으로 나눠 각기 다른 보안 규제를 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정부는 ‘하’ 등급의 보안 규제를 완화해 공공 클라우드 시장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민간·공공 영역 간 ‘물리적 분리’ 요건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해외 사업자가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한 네이버클라우드의 경우 전체 사업의 파이가 축소된 상황에서 경쟁에 내몰리는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생긴 것.

    실제로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 실태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AWS 62.1% ▲MS 12.0% ▲네이버 7.0%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 진입의 빗장을 풀어줄 경우 국내 기업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이미 글로벌 기업에게 민간 시장이 잠식당한 상황에서 공공시장마저 내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CSAP 등급제 도입을 위한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보안인증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30일까지로 재행정예고한 상황이다.

    당초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행정예고 기간을 갖고 이달 내 공포 후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하 등급에 대한 보안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평가 항목을 보완하고 이에 따라 행정 예고 기간을 10일 더 연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