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5일 이전 1兆 영구채 콜옵션 행사 예정주식전환 시 정부 지분율 40.7%→57.9%로 ↑인수자에 현 지분+영구채 넘기는 방안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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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매각이 영구채 일부의 조기상환 청구가 가능한 10월 이전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5일 업계에 따르면 김경배 HMM 대표는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대상으로 발행한 영구채(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주가부진 요인으로 꼽히는 대규모 영구채를 해소,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방침이다.HMM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대상으로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총 2조6789억원 규모다. 전량 주식전환 시 현재 유통주식 수보다 많은 5억3578만주가 시장에 쏟아지게 된다.이 가운데 2018년 10월 발행한 CB 4000억원, BW 6000억원 등 총 1조원의 영구채가 오는 10월 발행 5년을 맞는다. HMM은 해당 영구채들에 대해 발행 후 5년이 되는 날부터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5년까지는 연 3%의 이자율이 적용되지만 6년 차부터는 6%로 두 배가 뛰기 때문에 HMM은 조기상환을 통해 이자 부담을 낮춘다는 계획이다.영구채 조기상환을 위해 HMM은 해당 영구채의 이자 지급일(10월 25일) 30일 전인 9월 25일까지 금융기관에 중도상환 금액과 상환일을 통지해야 한다. 이때 산은과 해진공은 조기상환 요청을 받아들일지, 주식전환을 요청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의 영구채 처리 방법은 매각의 성패를 좌우할 포인트로 지목된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 지분을 각각 20.69%, 19.96%를 보유한 1·2대 주주다. 현재 HMM의 시가총액이 9조85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산은과 해진공의 합산지분(40.65%) 가치는 4조원에 이른다.산은과 해진공이 영구채 전량을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이들의 HMM 지분율은 71.68%로 더욱 확대된다. 산은과 해진공은 과거에도 전환가액 5000원보다 주가가 높은 상황에서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배임이라며 주식전환청구권을 행사한 바 있다. 2021년 6월 산은은 3000억원, 같은 해 10월 해진공은 6000억원 규모의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수조원의 평가이익을 실현했다.HMM의 매각절차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산은과 해진공이 이번에도 영구채의 주식전환에 나설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산은과 해진공이 오는 10월 1조원 규모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경우 2억개의 주식이 새로 발행되며, 산은 지분율은 29.2%로, 해진공 지분율은 28.68%로 확대돼 합산지분율은 57.88%에 이르게 된다.따라서 삼성증권과 삼일회계법인, 법무법인 광장 등 매각 자문단이 HMM의 영구채 콜옵션 행사에 앞서 매각을 성사시킬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산은이 배임을 이유로 주식전환을 시행해온 만큼 영구채에 프리미엄을 붙여 인수자에 넘겨 이익을 꾀하고, 인수자는 향후 주식전환으로 지분율을 더 늘리는 방법도 거론된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HMM의 인수에 적극 나선 곳이 없었는데 지분율을 더 늘리면 인수자 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대규모 영구채에 달린 주식전환 옵션 역시 인수자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번에야말로 산은이 영구채 처리 방안에 대해 결단을 내릴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