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2조원…해외 법인 실적개선이 주효수주잔고 전년대비 42% 늘어난 1조5100억원 기록사우디 등 중동 생산기지 구축으로 현지수요 대응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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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이 해외시장에서의 매출을 늘리며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해외 사업 비중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생산 시설 구축을 추진하면서 공격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지난해 매출 2조4519억원, 영업익 4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23%, 22%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대한전선이 2조원 이상 매출을 달성한 것은 2014년 이후 8년 만이다.지난해 매출에서 눈에 띄는 점은 늘어난 해외 수출 규모다. 회사의 주력인 통신선·전력선 등 나선·권선 부문의 수출 규모는 2020년 1478억원에서 지난해 2504억원으로 확대됐다.대한전선 측은 실적 개선에 대해 “수주 물량 확대와 해외 법인의 실적 개선이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또한 글로벌 친환경·재생에너지 전환 추세가 지난해 호실적을 이끈 것이란 분석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추구하면서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강조되고 있는데,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발전기, 변압기 등을 땅에 연결해줄 케이블이 필요하기 때문이다.해외 수주도 크게 늘었다. 대한전선 미국법인 T.E.USA는 지난해 북미지역에서 연간 수주액 3억 달러 돌파하며 북미시장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와 덴마크, 스웨덴 시장 등을 개척했다. 그 결과 지난해말 기준 수주잔고는 1조5100억원으로 전년보다 42% 늘어났다.올해도 이 같은 에너지 전환에 기반한 매출 확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를 목표로 하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올해부터 본격 시행하고 유럽과 중동 국가들도 신재생에너지 전환 의지가 확고한 모습이다.대한전선은 올해 1월 독일에서 700억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 두 건을 연이어 수주하며 지난해의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대한전선은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뛰어들었다.대한전선은 지난해 6월 사우디의 모하메드 알-오자이미 그룹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1000억원을 투자해 7만㎡의 현지 공장을 짓는 계약을 체결했다.해외에 생산공장을 증설해 인프라를 확충하면 현지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 에너지 자립과 탄소중립 등 다양한 에너지 정책을 펼치는 국가가 많아지면서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증가했으며 신규 송배전망 건설 수요도 늘고 있다.특히 기존 케이블 철거부터 시험 가동까지 포함된 전력망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의 경우 고도의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현지 거점이 매우 유리하다.지난 1월에는 쿠웨이트에서 광케이블 생산법인인 ‘대한쿠웨이트’ 공장을 착공, 광케이블 생산 현지화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완공과 함께 매출 실현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대한전선은 쿠웨이트 광케이블 시장을 선점하고 인프라 확충에 따른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0년간 중동 전역에 케이블을 납품해 온 영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우디, 카타르 등 주변 걸프협력회의(GCC) 국가까지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다.한편 대한전선은 해외 생산기지 7개, 해외법인 7개, 해외지사 16개를 보유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중동(생산법인 3개·지사 5개)이 가장 많고 아시아(생산법인 1개·지사 3개), 유럽(영업법인 1개·지사 4개), 미국(영업법인 1개·지사 2개), 아프리카(생산법인 1개), 오세아니아(지사 2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