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스 등 코스피 가치주 3주 만에 73∼81% 하락증권주 시총도 4조원 증발…1분기 실적 호조 무색주가조작 일당뿐 아니라 감독당국도 부실 감독 논란
  • ▲ ⓒ정상윤 기자
    ▲ ⓒ정상윤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로 관련 종목과 증권사 시가총액이 3주 만에 13조원 가량 증발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삼천리, 세방, 선광,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CJ 등 9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 12일 기준 6조2870억원으로 폭락해 지난달 21일(15조3665억원) 대비 9조795억원(59.1%) 감소했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 자산 가치주로 꼽히던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삼천리 등 3개 종목의 시총은 단 3주 만에 73∼81%가 사라졌다. 대성홀딩스 시총은 지난달 21일 2조원대에서 현재 3869억원으로 급감했다.

    폭락 사태의 여파는 증권주로도 번졌다.

    상장 증권주의 시총은 지난달 21일 23조원대에서 지난 12일 19조2000억원대로 3조9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실적 호조에도 폭락사태 여파로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증권주 투자자들도 손실을 보게 된 셈이다.

    이번 폭락사태로 장외파생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주가조작 일당뿐 아니라 감독 당국도 부실 감독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시장에선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금융위원회가 지난 2019년 개인 전문투자자 자격 기준을 대폭 완화해 개인 투자자들이 CFD로 몰려들게 길을 열어줬다는 점과 장외파생상품 위험이 감독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실제 금감원은 앞서 작년 12월 런던사무소가 CFD 위험성을 경고하는 내용을 보고하면서 이미 문제 사례와 위험 요인을 인지하고도 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문건에는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CFD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사기·현혹, 규정 회피, 미인가 관계회사 활용 등 문제점이 있어 상당한 소비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 내용이 담겨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2금융권 신용위험 가능성,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 등의 불안 요인이 산적한데 감독 당국의 위기의식이 약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이 2021년 CFD 증거금 최소 비율을 40%로 강화하는 등 금융당국은 과한 레버리지 투자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을 방지하는 노력을 지속해왔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