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사상 최대 실적 시현…자산운용 실적 회복 영향한화투자증권, 1분기 만에 영업이익‧당기순이익 흑자 전환대체로 실적 선방…2분기 SG 사태 CFD 미수 채권 우려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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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지난해 실적 부진에 허덕였던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들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체로 직전 분기보단 개선된 실적을 거뒀지만, 예상치 못했던 SG증권발(發) 주가조작 사태에 따른 우려가 상존하는 만큼 업계 전반엔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회사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643억원, 순이익 54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 11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의 역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금리 인상, 증시 부진,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시장 변동성 확대에 이익이 감소했으나, 올해의 경우 금리 하락으로 인한 신용스프레드 축소가 자산운용 실적 회복 및 보유자산 평가 이익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교보증권의 경우 최근 SG증권발 폭락 사태의 원인으로 꼽히는 차액결제거래(CFD) 부문에서도 선제적 대처로 관련 피해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회사의 미수채권 규모는 약 50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CFD 취급 증권사 13곳 중 거래 잔액이 가장 큰 곳(6180억원)임에도 불구하고 미수채권이 50억원 미만에 불과한 것은 적은 수준에 속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작년 4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한화투자증권은 1분기 만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흑자 전환했다. 회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12억원, 당기순이익은 2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7.6% 6.7% 감소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시장 거래 대금 증가로 위탁매매수익과 금융투자상품 판매수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 둔화로 채권운용수익 또한 안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티이엠씨, 한화리츠 기업공개(IPO) 참여를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며 "올해는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본업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투자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소 아쉬운 성적을 받아 든 증권사도 나왔다. 

    다올투자증권은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38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 규모는 11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78억원의 영업익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영업익이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당기순익이 흑자를 시현한 건 올해 3월 계열사였던 다올인베스트 매각 처분 이익이 반영된 영향이다. 이를 고려했을 때 분기 순익도 사실상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위축된 부동산 경기로 인수주선 부문 실적이 감소했다"라면서도 "채권 및 파생상품 영업에서는 호실적을 기록했고, 계열회사 매각이익이 실적에 반영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분기 150억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31.92%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는 6.52%로 전년보다 3.28%포인트 감소했다.

    현대차증권(302억→192억원)과 하이투자증권(349억→140억원)도 순이익이 각각 36.5%와 59.9% 감소하는 등 수익성이 저하됐다. 이들 모두 경기 침체 상황이 지속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수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는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모습이다. 최근 불거진 주가조작 의혹 사태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고 CFD 관련 익스포저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향후 수익성 악화로 작용할 변수가 많다는 분석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증권사의 2분기 실적은 1분기 대비 크게 부진할 것"이라며 "최근 업종 전반적으로 CFD발 손실 우려가 불거지고 있고, 미수채권 증가 시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CFD 신규 가입 중단 및 향후 금융위의 CFD 제도 개선 등으로 향후 CFD 관련 손익이 위축될 공산도 크다"라고 덧붙였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 또한 "증권사가 직면하는 직접적 위험은 CFD 관련 고객채권 미회수로 인한 실적 저하 가능성"이라며 "CFD 사업 구조상 투자자가 손실 정산을 회피함에 따른 미수채권 회수 위험은 일반적으로 국내 증권사가 부담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