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화운용 등 자산운용사 日 신규 ETF 상장 준비테마형 ETF 부재…일학 투자자 입맛 맞춘 상품 구상한투證, 일본 자체신용등급 통해 엔화 표시 채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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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증시가 30여 년 만에 최고점을 기록함과 동시에 역대급 엔저(低) 현상이 이어지면서 국내 증권사들과 자산운용사들이 일본에 투자할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은 직접 일본에 투자하거나 고객들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는 등 관련 수혜를 입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일본 내 주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국내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일본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 중 현지 주요 주가지수인 토픽스나 닛케이225지수에 투자하는 지수형 ETF는 7개가량 존재한다. 그러나 테마형 상품은 부재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운용은 현재 독일의 지수 사업자인 솔랙티브(Solactive)사와 기초지수를 개발한 상태다. 한국거래소와 상장 작업을 두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오는 9월 해당 상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운용사가 일본의 특정 산업과 기업을 선별해 직접 기초자산을 구성한 ETF는 첫 번째 사례일 것"이라며 "일본 반도체 부문도 기업들을 잘 선별하면 굉장히 좋은 상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일본 관련 신규 테마 ETF 출시를 검토‧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엔저 흐름을 타고 일본 증시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이른바 '일학개미'들의 입맛에 맞춘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최근 기존 니케이225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뿐 아니라 엔화에 투자하는 일본엔선물 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라며 "일학개미들이 주로 어떤 주식‧상품을 선택하고 있는지 주시하고 있고, 이를 상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지스자산운용은 올해 초 일본에 현지법인 '이지스재팬'을 설립, 아시아 지역 거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0년 싱가포르 현지법인인 이지스아시아를 설립한 이후 아시아 국가별 거점법인을 추가로 설립하겠다는 계획의 첫 번째 일환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회사로 두고 일본 내부 자산에 대한 투자와 자금 소싱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 시 본격적인 법인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본 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증권사도 생겼다. 최근 국내 증권사 최초 2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를 발행한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특히 이번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일본 신용평가사인 JCR(Japan Credit Rating agency)로부터 직접 신용등급을 획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대한항공이 지난 6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지만, 국제 신용등급이 없는 사유로 한국수출입은행이 지급보증을 맡은 바 있다. 트랜치(tranche)도 3년 단일물로 구성해 자금 조달을 마무리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트랜치를 1년물, 1.5년물, 2년물, 3년물에 주관사인 SMBC 닛코가 보증한 2년물까지 더해 총 다섯 개로 구성했다. 다섯 개 트랜치 가운데 네 개를 자체 신용등급으로 발행하며 의미를 더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회사는 북빌딩(수요예측)에서 빠르게 주문을 모집했다. 지난 11일부터 프라이싱 과정에 돌입해 이틀 만에 모집 금액을 모두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단순히 발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성공적으로 공모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조달한 자금은 일본 현지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투자 사안에 대해선 아직 밝힐 수 없는 단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