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임금인상, 처우개선 요구…서비스센터 차질9일, 11일 무기한 교섭 예고로 총파업은 미뤄져딜러사 열악한 실정 수면 위, 장기화 조짐도
  • ▲ 벤츠 전시장 외관 ⓒ뉴데일리
    ▲ 벤츠 전시장 외관 ⓒ뉴데일리
    벤츠코리아 최대 딜러이자 정비사인 한성자동차 노조 파업으로 인해 노사문제 무풍지대였던 수입차 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고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성자동차 노동자들은 2일 인천 서비스센터에서 부분파업에 따른 집회를 진행했다. 지난달 26일 성수서비스센터에서 파업투쟁 출정식을 진행한 이후 두 번째 부분파업이다.

    단체행동에 나선 노조는 사측에 임금인상과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1월부터 사측과 임금협상을 통해 13차례 단체교섭과 4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했으나 진전이 없었다”며 “중앙노동위원회 협상이 결렬돼 쟁의권을 확보하고 단체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성자동차는 벤츠코리아의 판매와 정비를 맡아 24개 전시장과 26개 서비스센터, 9개 인증중고차 전시장을 갖췄다. 11개 공식 딜러사 중 한성자동차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약 40%에 달한다.

    한성자동차 파업은 1985년 법인 설립 이후 최초이자, 수입차 업계 첫 서비스센터 파업 집회다. 주최측은 파업에 참가한 인원을 약 250명~300명으로 추산했다. 영업직군과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포함됐다.

    수입차 업계에서 파업이 이례적인 이유는 시장이 공급계약에 따른 갑을관계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해외 본사가 국내 법인에 차량을 판매하고, 국내 법인이 딜러사에게 배분한 차량을 소비자에게 다시 파는 구조다. 본사에서 딜러사에 차를 판매하지 않으면 영업이 불가능하며, 실적이 좋은 딜러사에 할인을 지원하기도 해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쌓였던 임금과 처우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는 모습이다. 한성자동차 노조는 국내 판매량이 늘면서 벤츠 본사와 모기업인 ‘레이싱홍’ 그룹에 수 천억원을 배당했지만 직원들의 처우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노조 관계자는 “3년 동안 레이싱홍 그룹에 배당한 금액은 2200억원에 달하는 반면, 10년차 서비스센터 정비 직원의 월 실수령액은 3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며 “영업직도 기본급이 낮아 차량을 팔지 못하면 생활이 힘들다”고 역설했다.

    수입차 업계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 파업으로 업계에도 적지않은 파장이 예고된다. 포르쉐 딜러사인 도이치아우토와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SSCL), 벤틀리 딜러사 참존오토모티브 노조 등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2일 부분파업 이후 9일 총파업을 예고했으나 9일과 11일 양일간 사측과 교섭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한성자동차는 2일 입장문을 통해 “근로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노조 활동을 존중한다. 노조가 조속히 정상적인 업무환경으로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다”며 “구성원들과 함께 적극적인 대화와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인해 이미 한성자동차 서비스센터는 차질을 빚고 있다. 파업을 진행한 성수, 인천 서비스센터 외 성산과 대전, 유현 등 센터에서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가하며 정비 일정이 미뤄지는 상태다.

    서비스센터가 일부 마비되면서 운영에 피해를 입고 있는 벤츠코리아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딜러사는 별도의 법인이기 때문에 언급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벤츠코리아가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온라인 판매와 직판 방식도 노조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는 관측이다. 온라인 직접판매로 변경할 경우 대리점 축소와 영업 판매직원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에서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딜러사 노동자들의 열악한 임금과 부당한 처우에 대한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며 “가장 규모가 큰 한성자동차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낸 만큼 다른 수입차 노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