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시멘트 영업익 100.8% 급증 등… 업계, '상반기 호실적' 달성시멘트업계 환경 규제로 연간 최대 2조원 투자 필요건설·레미콘 업계 "가격 인상 명분 약화"
  • 지난해 두 차례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올 하반기 추가 인상을 선언한 시멘트업체들이 상반기 줄줄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루며 건설·레미콘업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 상반기 매출은 25.0% 늘어난 6333억원, 영업이익은 100.8% 급증한 909억원이었다. 한일현대시멘트도 영업이익이 270억원으로 62.3% 증가했다.

    성신양회도 작년 상반기보다 72.6% 증가한 28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액은 11.6% 오른 5424억원을 기록했다.

    쌍용C&E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475억원으로 작년보다 9.3% 감소했다. 하지만 시멘트 부문 영업이익은 339억원으로 지난해(8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아세아시멘트는 상반기에 영업이익 628억원, 매출 597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9.5%와 25.8% 증가했다. 삼표시멘트는 매출 4194억원, 영업이익 39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4%, 153.4% 증가했다. 

    쌍용C&E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475억원으로 작년보다 9.3% 감소했다. 하지만 시멘트 부문 영업이익은 339억원으로 지난해(8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시멘트 업계의 상반기 실적 개선에는 시멘트 수요 회복과 가격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판매가를 두 차례에 걸쳐 인상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화물연대 파업으로 지연된 공사가 재개되면서 올해 상반기 예상보다 시멘트 출하가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는 시멘트 업체의 상반기 호실적에 하반기 추가 가격 인상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앞서 쌍용C&E와 성신양회는 지난 7월 출하분부터, 한일·한일현대시멘트는 9월 출하분부터 가격을 12.8∼14.3% 인상한다고 각각 공지했다. 이들은 경영 악화와 친환경 설비 투자 부담을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았다. 시멘트업계는 오는 2027년까지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을 위해 시멘트 업체들이 연간 최대 2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멘트업계는 유연탄과 전기료 등 각종 비용의 변동 사항 등과 앞으로 친환경 설비 투자가 부담이 크다며 가격 인상을 결정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하지만 막상 공개된 실적을 보니 이익 성장세가 예상을 크게 웃돌며 인상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나머지 시멘트사인 아세아·한라와 삼표는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언급했으나, 조만간 나머지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도 일부 업체들이 먼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업체들이 뒤따라 인상한 바 있다.

    시멘트 가격 인상을 두고 건설·레미콘 업계와 시멘트 업계 갈등이 커지자 정부도 지속적으로 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간 소통 간담회를 열어 중재에 나서고 있다. 다만 업계 간 입장 차이가 커 불만만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국토교통부 주관 간담회가 열렸으나 별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간 시멘트 업계가 주장한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았던 실적 악화가 상반기 실적이 공개되며 명분이 약화됐다"며 "시멘트 가격이 추가로 오르면 공사가 중단되거나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는 곳이 더욱 늘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