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연속 동반 증가 후 일제히 감소 전환… 6개월만에 트리플 감소설비투자 11년4개월·소매판매 3년 만에 '최대폭 감소'설비투자, 법인車 구매실적 감소 영향… 개소세 인하 기저효과
  • ▲ 7월 산업활동동향 인포그래픽.ⓒ통계청
    ▲ 7월 산업활동동향 인포그래픽.ⓒ통계청
    지난달 산업활동의 흐름을 나타내는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동반 하락하며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3가지 지표가 모두 하락한 것은 올해 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투자는 9% 가까이 하락하며 11년여 만에 최대 폭 감소를 보였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은 서비스업(0.4%) 등에서 늘었으나 광공업(-2.0%) 등에서 줄어 전달보다 0.7% 감소했다. 

    산업생산은 지난 4월 1.3% 감소한 이후 5월 0.7%와 6월 0.0%를 기록했지만, 3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지난 5~6월 조기 집행 기조로 증가했던 공공행정이 7월 들어 6.5%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서비스업생산은 정보통신(3.2%)과 금융·보험(1.5%) 등에서 늘어 전달보다 0.4% 증가했다. 반면 광공업생산은 전달 대비 2.0% 줄었다. 의복·모피(28.5%) 등에서 생산이 늘었지만, 전자부품(-11.2%)과 기계장비(-7.1%) 등에서 감소한 탓이다.

    제조업의 경우 출하가 전달보다 7.8% 감소하면서 재고가 1.6% 늘었다. 재고율은 123.9%로 전달보다 11.6%포인트(p) 올랐다. 반도체 생산도 출하가 31.2% 감소하면서 전달 줄었던 재고가 다시 4.0% 증가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제조업 재고는 재고율이 많이 상승했고, 기대한 만큼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아 출하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소비판매는 승용차(-5.1%), 음식료품(-2.1%), 의복(-3.6%) 등에서 모두 줄며 전달보다 3.2%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통신기기와 컴퓨터 등의 판매가 늘었지만, 의복과 화장품 등에서 판매가 줄었다.

    업태별 판매 현황을 보면 지난해 같은 달보다 대형마트(3.4%)와 백화점(2.6%)에서 판매가 증가했다. 반면 면세점(-22.5%%)과 전문소매점(-4.1%), 편의점(-3.9%) 등에서는 줄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22.4%)와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3.6%)에서 모두 줄어들어 전달보다 8.9% 하락했다. 9% 가까이 대폭 하락한 것은 지난 2012년 3월(-12.6%%) 이후 11년 4개월 만이다. 

    설비투자가 줄어든 이유는 법인의 자동차 구매 실적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법인의 자동차 구매 실적은 설비투자로 집계되는데,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22.4% 감소했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도 3.2% 감소하며 지난 2020년 7월 -4.6%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다.

    김 심의관은 "지난 6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6월에 승용차 판매가 13% 늘었고 그 기저효과로 7월에 12.3% 감소했다"며 "승용차 판매 감소가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감소에 공통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6으로 수입액과 소비판매액지수 등이 감소하며 전달보다 0.5포인트(p) 떨어졌다.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예견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장단기금리차와 수출입물가비율 등의 증가세에 힘입어 전달보다 0.4p 올랐다. 다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동반 하락한 것은 올 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5·6월 2개월 연속으로 '트리플 증가'한 뒤 '트리플 감소'로 전환했다.

    전반적인 수출 부진과 중국발 불안요인 확산 등으로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가운데 실물경기가 부진을 보이면서 경기 회복이 나이키 로고처럼 '스우시형'의 완만하고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