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임단협 교섭결렬, 첫 파업 가능성 제기중국 부동산 경기회복 요원, 정책효과 제한적상저하고 기대치 하락, 회복세 찬물
-
철강업계가 잇따른 악재로 하반기 실적 반등에 빨간불이 켜졌다.5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하반기 철강 내수·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3700만8000톤으로 예측했다.지난해 하반기 국내 건설경기 침체, 화물연대 파업, 철강재 가격 하락, 냉천 범람 등으로 인해 생산과 출하에 차질을 겪은 기저효과로 성장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앞서 국내 철강사들은 상반기 실적발표를 통해 하반기 반등을 기대한 바 있다. 자동차를 비롯한 전방산업 수요 증가로 인한 시황 회복과 중국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 원자재 가격 안정세 등 긍정적인 요소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시장에서도 철강 기업들의 회복세를 높게 점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영업이익이 1조3057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42% 증가하고, 4분기에는 1조4040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다.하지만 노사갈등과 중국 부동산 경기회복, 조선업계와의 후판가격 협상 등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하반기 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실제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제조업 업종별 경기실사지수(이하 BSI)에 따르면 철강업계의 3분기 전망 BSI는 89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지수가 6만큼 하락했다.이는 2분기와 비교했을 때 3분기 전망이 더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BSI는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로,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경기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경기호전을 예측하는 기업보다 많음을 뜻한다. 지수를 구성하는 요소 중 시황과 국내시장 출하, 수출과 자금사정 등 대부분 지표가 하락세로 나타났다.노사갈등도 하반기 회복세를 제한하는 요소다. 포스코는 창사 후 최초 파업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정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요구사항을 사측에 전달했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지난달 28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까지 내다본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포스코는 노조의 교섭결렬 철회와 더불어 협상 테이블 복귀를 요청하며 소통을 이어가려고 노력 중이지만, 파업이 진행되면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제철도 노조가 교섭장에 나오지 않는 회사측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공장장실을 방문하는 등 향후 임단협에 난항이 예고된다.업계에서 하반기 업황이 중국 경기 부양책과 철강업 구조조정에 달렸다는 분석을 내놓은 가운데, 중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다. 당국이 집값 상승으로 인한 양극화와 부동산 업계의 부채 증가를 우려한다는 점에서다. 정책을 시행하더라도 규제 완화가 신규 건설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도 제기된다.중국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감산 정책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불황에 재고로 남는 철근이 해외에 풀리면서 값싼 중국산 철강이 국내에 유입되는 양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올해 7월가지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527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가량 늘어났다.국내 조선업계와 후판가격 협상도 인상 명분이 부족해 동결 또는 인하가 유력하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 생산원가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두 업계는 상반기 협상이 마무리된 5월 중순부터 하반기 후판 가격 조율을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인다.앞서 상반기 협상은 톤당 90만원 중반대로 ‘소폭 인상’에서 합의점을 찾은 바 있다. 철광석값 인상과 전기요금 상승 등 철강업계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다.하지만 최근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후판 공급량이 많아지면서 협상은 철강업계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올해 초 톤당 130달러선이었던 철광석 가격은 현재 110달러대로 내렸다. 글로벌 후판 수입 가격이 3월 톤당 95만원에서 7월 87만원으로 하락한 점도 협상에서 조선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요소다.하반기 회복을 점쳤던 철강업계는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기대감을 낮추는 모습이다.철강업계 관계자는 “예상했던 상저하고와 달리 중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하고 있고, 건설 등 전방산업 부진도 뼈아프다”며 “글로벌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가격회복이 쉽지 않고, 후판가격 협상도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상승 요인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