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산업포럼서 '제약주권 확보' 선결과제로 지목美FDA 지정 12개 증상 개선 입증… 신속도입 요청 해외 약은 결정적 순간에 구매 어려운 한계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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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전문가들이 코로나19 4등급 전환을 우려하며 국산 치료제의 신속한 사용승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점 거론된 품목은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의 '제프티'다.지난 14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진행 중인 대한병원협회의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F 2023) 포럼에서 화두는 국산치료제 승인을 통한 코로나19 대응법으로 좁혀졌다. 절차상 소요되는 시간이 길다는 점이 한계로 지목됐다.김진석 숙명여대 약학대학 교수는 "일반적인 신약 승인 절차를 밟아 10년 후에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안전성와 유효성이 확인된 국산 치료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과감하게 긴급사용승인을 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전병율 대한보건협회장(차의과대학 교수, 前질병관리본부 본부장) 역시 "지금은 코로나19 긴급사용승인이 필요한 시점이고 긴급사용승인 시에는 기존에 승인한 약과 승인 심사 중인 약에 대해 식약처가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이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의약품은 현대바이오의 신약 후보물질 제프티다. 제프티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지정 12개 증상 개선 효과를 입증한 항바이러스제로 코로나19 표준치료제로 승격 가능성이 있다.앞서 현대바이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프티 관련 추가보고서를 제출해 mITT(1회 이상 투약한 모든 임상시험 참여자를 통계분석 대상군으로 한 것)군에서 12가지 증상개선 소요일이 9일로 위약복용자의 12.5일보다 3.5일 단축됐다는 내용을 담았다.우흥정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제프티는 알파, 베타, 델타,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제프티는 끊임없이 변이가 일어나는 코로나19에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39도 고열에 3~4일 시달리는 것과 하루만에 열이 내리는 건 큰 차이가 있다"면서 "현재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제프티는 이런 발열을 포함한 증상을 모두 잡을 수 있어 전세계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약"이라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제약주권도 강조했다.제약주권은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의약품을 개발, 생산,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팬데믹 초기에 전세계 보건당국자들이 대규모 백신과 치료제 물량을 구입하면서도 제조사인 글로벌 제약사에 구걸하다시피 저자세로 매달린 일을 다시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다.김진석 교수는 "해외약을 결정적인 순간에 수입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며 "국민이 담보로 잡히기 때문에 제약주권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전병율 회장도 "지난 2009년 신종플루 위기 때 치료약인 타미플루를 필요한 만큼 수입하지 못해 애를 많이 먹었다"며 "감염병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는 데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