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證 순손실 전환…IB 관련 충당부채 적립 영향 상반기 선두 키움證, 영풍제지 관련 충당금 2000억대 전망주요 증권사 추정 순이익 감소…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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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를 시작으로 올해 3분기 실적이 잇따라 발표되는 가운데 충당금 여부에 따라 실적 희비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증시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 고금리 기조 등이 여전히 증권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3분기는 물론 4분기까지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KB증권을 시작으로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이 중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고금리 장기화와 중동 전쟁 리스크 등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달성했다. 각각 자산관리(WM), 채권 운용 등의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반면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적자를 기록,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신한투자증권은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에 따른 자기매매 손익 감소, 기업금융(IB) 관련 수수료 감소, 투자상품의 충당부채 적립 등으로 3분기 18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라임·젠투펀드 등 투자상품 사적화해 관련 약 1200억원 규모의 충당부채를 적립한 영향이 컸다.하나증권도 올 3분기 4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누적 기준 당기순손실도 14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하나증권 또한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하면서 실적이 감소했다. 회사는 앞서 1분기 219억원, 2분기 832억원에 이어 3분기 783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회사 관계자는 "IB 자산들에 대한 충당금 확대 영향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증권사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한국금융지주 등 5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7.5% 하락한 7408억원으로 전망됐다.특히 영풍제지 관련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한 키움증권의 경우 막대한 실적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앞서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569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증권업계 증권사 중에서 영업익 1위를 차지한 바 있다.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4분기 실적에 2500억원의 비용이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거래재개 후 하한가 등을 고려한 회수금액은 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증권업계에서는 3분기보다 4분기 실적이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금리 장기화 기조,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등 악재의 영향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채권 평가손실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라며 "상반기 개선 국면에 진입했던 IB 부문의 실적은 정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강 연구원은 이어 "2024년 중순 이후에나 기준금리가 하락 사이클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시기는 내년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덧붙였다.증시 침체도 증권사들의 기대 실적을 감소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실적에서 브로커리지가 차지하는 부분이 높기 때문에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하락장에선 증권사의 기대수익도 줄어든다"라며 "예상보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등 부정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